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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K공룡 '둘리사우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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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잇!’ 소리로 주문을 외우며 초능력을 발휘해 우주 악당을 물리치는 초록색 아기공룡. 둘리는 표절 논란이 없는 첫 국산 만화 캐릭터다. 김수정 작가가 1983년부터 10년간 어린이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한 ‘아기공룡 둘리’는 빙하기 얼음에 갇혀 있던 어린 공룡이 우연히 서울 쌍문동 고길동 씨 집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그렸다. 주인공 모습부터 배경, 스토리까지 미국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지 않은 ‘토종 작품’으로 평가된다.

    코처럼 보이는 뿔이 있는 둘리는 작중에서 중생대 쥐라기에 살았던 케라토사우루스(뿔 달린 도마뱀) 새끼로 설정됐다. 케라토사우루스처럼 공룡 연구 초기에는 학명에 주로 신체 특징이 반영됐다. 1825년 영국 의사 기디온 멘텔은 고대 생물의 거대한 이빨 화석을 보고 ‘이구아나의 이빨’이라는 뜻의 이구아노돈이라는 명칭을 부여했다. 뿔이 세 개인 공룡에는 트리케라톱스(세 개의 뿔이 난 얼굴), 앞발이 길면 브라키오사우루스(팔 도마뱀)라는 이름이 붙었다. 발견되는 공룡의 종류가 늘면서 화석 출토 지역명이나 발견자의 이름도 학명에 사용됐다.


    최근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와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에 아기공룡 둘리의 이름을 딴 ‘둘리사우루스 허미니(Doolysaurus huhmini)’라는 공룡을 소개했다. 0~2세로 추정되는 테스켈로사우루스(기이한 도마뱀)과의 이 신종 공룡 학명에는 둘리뿐 아니라 국내 공룡 연구에 힘써온 허민 전남대 교수 이름도 포함됐다.

    2023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 백악기 일성산층에서 발견된 이 공룡 화석은 아래턱 등 두개골이 남아 있는 채로 발견된 국내 최초 사례다. 공룡 발자국이나 알 같은 흔적 화석은 그간 국내에서 적잖이 나왔지만, 뼈 화석은 드물었다.


    이번 둘리사우루스 분석에는 마이크로컴퓨터단층촬영이 동원돼 치아 배열 등을 자세히 살폈다고 한다. 그 덕분에 공룡이 생전에 어떤 먹이를 선택했는지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토종 캐릭터 이름을 딴 한국산 아기공룡 화석이 한국 공룡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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