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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임직원 주겠다"…자사주 소각 압박에 우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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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임직원 주겠다"…자사주 소각 압박에 우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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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17일 전자 부품업체 삼영전자공업에 3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을 매입한 후 소각해 달라고 요구했다. 23일엔 삼영전자공업 대주주 측에 이런 주주제안에 찬성하라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회사 주가는 주주 가치 제고 기대로 7거래일 연속 올랐다. 삼영전자공업 경영진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사주를 활용해 임직원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하는 게 회사 장기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자사주 소각 대신 활용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시행 후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되자 중소·중견기업을 겨냥한 행동주의펀드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기업은 자사주를 소각하기보다 임직원 보상과 미래 투자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주가 부양보다 핵심 인재와 기술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기 주총에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안건으로 상정한 중견·중소 상장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6일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르면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6개월 내 소각해야 한다. 임직원 보상, 신기술 도입, 인수합병(M&A) 등 예외적인 때만 자사주 보유가 허용된다.

    19일 알테오젠 지분 5.05%를 보유한 2대주주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 친화 전략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알테오젠 경영진은 자사주를 소각하기보다 임직원 보상과 경영상 활용에 쓰겠다고 밝혔다. 리가켐바이오 등 바이오 업체와 로봇 액추에이터 전문 기업 로보티즈 등도 RSU 도입을 중심으로 한 자사주 활용 방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 고영테크놀러지는 전체 발행주식의 3.9%에 해당하는 자사주 중 3분의 2가량을 RSU 재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소각과 투자에 절반씩 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미반도체, HPSP, 주성엔지니어링 등 다른 반도체 장비 업체도 자사주 소각과 임직원 보상을 병행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이와 달리 삼성전자(16조원)와 SK㈜(5조1000억원) 등 주요 대기업은 보유 자사주 대부분을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인재 유지하기도 벅차”
    중소·중견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기보다 활용하는 방안에 눈을 돌린 것은 주가 부양보다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R&D)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 로봇업체 대표는 “주가 부양 목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기보다 핵심 인재 확보에 활용하는 게 주주 가치에 더 도움이 된다”며 “당장 올해 먹고살 자금이 빠듯한 중소기업엔 자사주 소각은 사치”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자사주 소각 의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회사 지배구조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기업은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자본시장에서 투자받아 대주주 지분율이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알테오젠(20.4%), 로보티즈(24.2%) 등은 대주주 지분율이 30% 미만이다. 이들 기업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처럼 포이즌필(신주인수선택권),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 수단도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사주를 활용한 임직원 성과 보상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RSU 지급은 회계상 비용으로 인식돼 회사 수익을 감소시킨다. 이사회에서 확정할 수 있는 배당 등 경영 사안과 달리 RSU는 주총에서 결정한다. RSU를 받은 임직원은 세금이 큰 부담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사주 소각은 투자와 인재 확보가 절실한 중소·중견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RSU는 세제 지원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일정 기간 재직하거나 특정 성과를 달성하면 회사가 무상으로 지급하는 주식.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달리 임직원이 별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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