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와 항공산업의 대표 기업 이사회 의장직에 전직 금융위원장이 잇달아 선임되고 있다.24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확정했다. 한진칼은 26일 이사회에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세 사람 모두 국제금융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행시 24회인 신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국장 등을 지낸 국제금융통이다. 행시 25회인 최 전 위원장은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등을 거쳤다. 행시 28회인 고 전 위원장은 재무부 시절 국제금융국에서 근무했다.
최근 산업 환경에서 기술 못지않게 국제금융과 정책 변수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환율과 금리, 대규모 투자 자금 조달, 미국·유럽의 보조금 정책,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변수에 따라 경영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국제금융 감각을 갖춘 인사가 이사회 전략 판단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이다.전직 금융위원장들의 이사회 입성은 기업이 이사회의 역할을 과거와 다르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을 견제하는 전통적 기능을 넘어 자본시장과 정책, 대외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해석해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까지 이사회에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