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법률 서면을 작성하고 판례를 분석하는 시대가 도래하며 법조계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단순히 법률지식만을 보유한 변호사보다, 현장을 직접 겪어본 ‘융합형 인재’에 대한 갈증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특히 도시계획, 인허가, 금융, 보상, 시공 등 수많은 법적 쟁점과 이해관계가 얽히는 부동산 개발 영역에서는 현장 실무 경험을 갖춘 전문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민국 최대 주택도시개발공사인 SH와 GH에서 17년간 법무 최고 책임자로 재직하며 ‘공공 디벨로퍼’로서 현장을 진두지휘해 온 김인중 변호사(사법연수원 39기)를 만났다.
Q1. 최근 법조계에서 김 실장님을 ‘피지컬 AI 전문가’ ‘변호사 2.0 모델’이라고 하는데,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법률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인중 법무실장입니다. 저는 지난 17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도시개발공사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서 법무 최고 책임자로 재직해 왔습니다. 최근 AI가 지식 영역을 대체하는 시대가 오면서, 저는 법률 지식이라는 ‘데이터’와 실제 개발 현장이라는 ‘물리적 세계’를 동기화하는 이른바 ‘피지컬 AI형’ 전문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법을 해석하는 것을 넘어, 사업추진과정에서 체험한 실무현실을 반영시키는 ‘현장실무형 변호사’라고 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Q2. 김 실장님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17년 동안 현장에서 직접 사업을 단계별로 실행하며 사업현실을 체득했다는 점입니다. 저처럼 대규모 개발프로젝트를 장기간에 걸쳐 체험해 본 변호사는 국내에 없을 것입니다. 저는 사업시행자로서 ‘실제 실행 가능성’을 판단하고 그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합니다. 실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사업들이 저의 실무적 논리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찾은 사례가 많아, 업계에서는 저를 법적 조언을 넘어 사업 추진 자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로 평가해 주시곤 합니다.”
Q3. ‘단군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린 용산개발 프로젝트를 비롯해 초대형 프로젝트의 마스터 플래너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단순한 법률 자문가에 머물지 않고 사업 구조를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사업비 50조 원 규모의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비롯해 마곡지구 MICE복합단지, 제3판교 테크노밸리,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조성사업 등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에서 MP(총괄기획관리자) 등으로 활동하며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러한 대형 개발사업에서 마주하는 법률이슈들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서 현장의 디테일한 실무 경험 없이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Q4. 해외에서도 활동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법률 전문가로서 해외에서의 경험이 실제 업무에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저의 시야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공공기관 입사 전 세빌스(Savills) 코리아와 쿠시먼앤웨이크필드 상하이 지사 자문변호사로 활동하며 글로벌 감각을 익혔습니다. 또한 뉴욕의 허드슨야드(Hudson Yards)와 토론토의 구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법령조사관 자격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체류하며 해외 선진 사례를 현장에서 직접 연구했습니다. 이러한 선진 해외도시개발 사례와 글로벌 회사의 운영 방식은 제가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5. 변호사님과 협상해 본 민간사업자들은 변호사님이 공공과 민간 사이의 ‘조정자’ 역할을 잘하시다고 들었는데 사업상의 난관 극복 사례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동산개발은 공공과 민간의 이해관계 조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해관계를 해소하지 못해 대형 개발사업이 허무하게 좌초되는 사례가 너무나 많습니다. 공공과 민간의 갈등은 대개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합니다. 저는 공공기관의 내부 의사결정 구조와 행정 관행, 감사 사례를 완벽히 이해하면서도 민간사업자가 느끼는 사업상의 어려움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양측이 모두 수용가능한 대안을 제시하여 사업을 순항시킨 경험이 많았습니다.”
Q6. 마지막으로, 융합적 인재에 대한 갈증이 깊어지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어떤 포부를 갖고 계신가요?
“미래의 변호사는 단순한 법률 지식을 넘어, 사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발생하는 법률 외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제가 그동안 공공에서 배운 실무 지식과 경험 등을 활용하여 대한민국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민관협력 사업의 막힘없는 추진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특히 현장 실무경험의 중요성을 환기시켜 법조계와 부동산·건설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싶습니다.”
경규민 한경닷컴 기자 gyu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