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이 열린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편의점 매출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수준의 'BTS 특수'에는 크게 못 미치면서 현장 점주들이 재고 폭탄을 떠안게 됐다. 보다 정교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공연 당일 최대 26만명이 몰릴 것이라는 경찰 추산이 나오자 CU와 GS25, 이마트24,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4사는 인근 점포 재고를 대폭 확대했다. 일부 점포는 김밥·샌드위치·생수 등 주요 상품 발주량을 평소 대비 최대 100배까지 늘리며 'BTS 특수'에 대비했다.
하지만 실제 공연 당일 현장 방문객은 경찰 기준 약 4만명에 그쳤다. 인파 통제 강화와 공연 생중계 영향으로 현장 방문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의점 매출 자체는 증가했지만 준비한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부족했다.
편의점 4사에 따르면 광화문 인근 점포의 21일 매출은 전주 대비 2~5배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 CU는 광화문 인근 점포 매출이 전주 대비 270% 늘었다고 집계했고 GS25도 광화문 인근 5개 매장 매출이 전주 대비 23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도 34%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고, 세븐일레븐은 전주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나마 공연장과 가까운 일부 점포는 김밥·생수·음료, 핫팩·보조배터리·건전지 등 '현장 필수템' 판매가 급증했지만, 상대적으로 위치가 떨어진 점포들은 준비한 물량이 그대로 재고로 남는 사례가 속출했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공연 다음 날까지 유통기한이 임박한 김밥과 샌드위치가 대량으로 남아 할인 판매로 급히 소진에 나서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김밥·주먹밥 하나 사면 하나 증정'이라는 눈물의 원플러스원(1+1) 사례가 공유되기도 했다.
한 편의점 점주는 "평소보다 매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발주 물량이 많았던 탓에 폐기 부담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다른 편의점 점주도 "평소 집회가 있을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 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본사가 재고 물량을 소화해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반에서는 팬덤 규모를 기반으로 한 수요 예측이 과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팬덤이 존재하더라도 이동 비용, 일정, 안전 통제, 온라인 중계 등 변수에 따라 현장 방문과 소비로 이어지는 비율은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이벤트일수록 기대치가 과도하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며 "BTS 사례뿐만 아니라 콘서트, 스포츠 경기, 팝업스토어 등 이벤트 소비 전반에서 보다 정교한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