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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가 150만 갤런의 물로 써주는 초현실적 '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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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가 150만 갤런의 물로 써주는 초현실적 '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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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년 10월 15일 라스베가스에 벨라지오 호텔 앤 리조트(이하 벨라지오)가 오픈한 날이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설비로 약 16억 달러가 투입된 벨라지오는 36층 타워에 3,005개의 객실을 갖췄고, 카지노, 수영장, 휘트니스 클럽, 뷔페 쇼핑 시설 등을 포함해 8.5에이커 규모의 인공 호수를 품은 초대형 리조트였다.


    개장 당시 더욱 화제가 된 것은 벨라지오 안에 '태양의 서커스' 오쇼(O Show)를 위한 맞춤형 극장을 지은 것이다. 벨라지오가 문을 연 그날, 태양의 서커스 오쇼도 첫 공연을 시작했다.




    1984년 캐나다 퀘벡에서 설립된 ‘태양의 서커스’는 프랑스어로 물을 뜻하는 ‘Eau’에서 이름을 따와 최상의 쇼를 구상하여 벨라지오 특설 무대에 오쇼를 올렸다. 오쇼는 150만 갤런의 물이 담긴 거대한 풀장이 순식간에 평평한 무대로 변하거나, 5m 깊이의 거대한 수영장을 바다처럼 변화시켜 무대 연출에 있어서도 큰 혁신을 이뤘다.

    매 쇼 약 77명의 곡예사들과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의 다이버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아크로바틱 팀이 선보이는 다양한 볼거리는 마치 한 편의 초현실적인 여정을 하는 느낌을 준다.



    특히, 오쇼 출연진 중 2003년에 합류하여 약 20여년간 같은 쇼에서 공연해 온 독일 출신 배우·광대·마임 아티스트 베네딕트 네그로(Benedikt Negro)와 한국인 최초로 태양의 서커스 단원으로 활동한 홍연진은 화제의 인물이다.




    유럽의 오페라 극장을 연상시키는 특별 극장의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벨라지오를 방문했을 때 오쇼 전용 극장 입구에는 독창적인 구상 아티스트인 리차드 맥도널드의 청동 조각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해부학적 정확성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아티스트다.

    이 전시는 그가 태양의 서커스 오쇼의 예술가 및 공연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든 작업물들인데, 정교하게 다듬어진 청동 조각물들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라스베가스 최대의 쇼인 만큼 시작 전부터 시각적 서주가 남다르다.





    공연장에 들어서면, 거대한 붉은 색 커튼이 무대 전체를 가리고 있다. 객석 중앙 꼭대기에서 나선형의 기구가 내려오면서 곡예사가 쇼의 시작을 알리고, 피에로와 관객으로 위장한 공연자들이 무대와 객석을 넘나들며 유희와 현실을 저울질한다.



    거대한 붉은 막이 걷히면 대형 수중 무대가 펼쳐지고 관객들은 오쇼의 세계로 안내된다. 쇼에는 시칠리아 소년, 수호자, 사악한 여인의 옷을 입은 무용수 등 이외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수시로 등장해 관객들을 현실에서 꿈으로, 꿈에서 초현실적 세계로 안내한다.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 공중 곡예, 아크로바틱, 줄타기 등 시간을 거듭할수록 인간의 무의식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상상력과 재미를 자극한다. 물의 수호자, 고무인간, 안내자 등과 같이 물 자체에 캐릭터를 부여한 것도 인상적이다.

    오쇼는 스토리보다 순간적인 이미지와 감정으로 쇼를 따라가게 만들었기 때문에 극장 전체를 공중, 수면, 수중으로 나눠 3개의 축을 중심으로 인간의 집단의식, 기억과 감정, 그리고 무의식 같은 심리적 코드를 연상시키면 감상의 재미가 더해진다.





    2020년 태양의 서커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정돼 있던 44개의 쇼를 모조리 취소해야 해야만 했다. 폐업의 위기까지 갔던 태양의 서커스지만 현재 35개의 쇼가 부활했고, 티켓 판매량도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5년 기준으로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팔린 티켓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2019년 판매량보다 많은 수준이다.

    28년 동안 물에서 시각과 신체언어로 약 12,00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약 2,000만명 이상의 누적 관객을 동원하고, 약 4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태양의 서커스 오쇼는 존재 자체가 초현실적이다.



    라스베가스=이진섭 칼럼니스트·아르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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