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22일 중동사태 대응 추가경정예산을 25조원 규모로 추진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이달 말까지 정부가 추경 세부 방안을 마련하면 국회에서 다음달 10일까지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국회에서 제7차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방안을 논의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이번 회의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등 당·정·청 고위 인사가 참석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추경 규모는 25조원 수준이며, 예상되는 초과 세수로 재원을 마련해 국채와 외환시장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경은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농업인 등의 유류비를 경감하고 중동 전쟁으로 피해를 본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데 쓰일 것”이라며 “직접적이고 차등적인 지원을 통해 취약계층과 지방 등 어려운 부분에 더 많이 지원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협의회에서 “고유가·고환율·고물가의 삼각 파도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신속한 추경 편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비서실장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국회에서 신속히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10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다음달 초 관련 상임위를 여는 등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추경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당·정·청은 이날 대미투자특별법 후속 조치, 광주전남행정통합 추진 상황 등도 점검했다.
美-이란전쟁 장기화에 추경 대폭 확대…'청년 일자리 사업'도 포함
25조원 추경 내달 10일 처리
‘전쟁 추가경정예산’ 규모가 25조원으로 불어난 것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며 고유가 대응과 취약계층 지원에 상당한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고용 절벽으로 고통받는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을 대거 포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4년 폐지된 ‘중소기업 청년내일채움공제’ 제도를 부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쉬었음’ 상태 청년이 5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청년 고용 위기가 심각하다는 정부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25조원 추경 내달 10일 처리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22일 밝힌 추경 규모(25조원)는 당초 정부 안팎에서 예상한 15조~20조원을 크게 웃돈다. 규모가 커진 것은 미국·이란 전쟁이 길어지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제 운용 시점이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이번 추경에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재원도 포함됐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정유사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평가 방식에 따라 정유사 손실이 조 단위를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그만큼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유가와 물가가 동시에 뜀박질하면서 취약계층의 실질 구매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취약계층 타격 수위가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정부 판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재정 사업 규모도 예상보다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취약계층의 소득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현금보다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한편 에너지바우처 지원 규모와 대상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획예산처와 고용노동부는 추경에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포함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사업 부활 여부와 함께 신청 자격, 지원 규모 및 기간 등을 두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2016년 도입된 대표적 청년 고용 대책으로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는 제도다. 2년간 400만원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이 각각 400만원을 보태 1200만원 넘는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5인 이상 50인 미만 건설·제조업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만 19~34세 청년이었다. 하지만 유사 사업과의 중복 논란이 제기돼 2024년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내일채움공제 부활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취업 유인을 높여 청년 고용을 촉진하고, 동시에 기업의 구인난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기존 청년 사업과 중복되는 만큼 제도 부활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청년미래적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월 50만원 한도로 3년간 납입하면 정부가 납입액의 6~12%를 매칭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추경에 공공기관·중앙부처 인턴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의 청년 인턴을 2만4000명 선발할 방침이다. 전년보다 3000명 늘어난 수준이다. 추경을 통해 공공기관 인턴과 중앙 부처 인턴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27년 시범 도입이 검토되던 ‘청년복지카드’ 사업의 조기 도입도 논의 대상이다. 중소·중견기업 취업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 상당의 문화·여가·복지 포인트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최해련/김익환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