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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back" 광화문의 보랏빛 전율…K컬처 르네상스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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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back" 광화문의 보랏빛 전율…K컬처 르네상스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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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을 바라보던 드론 카메라가 조금씩 남쪽을 비춘다. 어둑한 근정전 너머 가로등에 반짝이는 광화문이 나타난다. 6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궁의 정문엔 일곱 남자만 서 있다. 점점 카메라 화각이 좁아지더니 한가운데에 선 리더를 비춘다.

    “안녕 서울, 위 아 백(We are back)!”


    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의 시작을 알리자 환호성이 서울 한복판을 메웠다. BTS는 전날 발매한 정규 5집 앨범 ‘아리랑’의 수록곡을 노래하며 이곳을 자신들의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광화문이 아티스트 단독 공연의 무대가 된 건 이번이 최초. 넷플릭스는 이 공연을 유료 구독자 3억2500여만 명을 겨냥해 생중계했다. 이번 공연의 숨은 의미와 절정의 순간을 모았다.
    ◇BTS표 수묵화, 액자는 서울
    노래가 나오기 전부터 주목했어야 할 사실. 처음 등장한 인물들은 BTS가 아니다. 검은 긴소매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먼저 나타났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속 저승사자 그룹인 ‘사자보이즈’를 재현한 듯한 연출이었다. 케데헌이 서울 곳곳을 K팝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녹여낸 것처럼 넷플릭스와 BTS는 서울의 상징적 공간인 광화문을 배경으로 삼아 콘텐츠 간 연결성을 더했다. 무대엔 세 겹으로 감싼 14.7m 높이 큐브 조형물을 세웠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이 큐브가 액자처럼 광화문을 감싸는 구도였다.

    1시간에 걸친 공연에서 다룬 작품은 모두 12곡. 신곡 8곡을 앨범에 담은 순서대로 노래하되 중간과 끝에 옛 히트곡을 2곡씩 넣었다. 시작은 새 앨범 첫 곡인 ‘보디 투 보디’였다. BTS는 이 곡 후반부에 별다른 변주 없이 민요 아리랑을 고스란히 삽입해 있는 그대로의 전통을 존중했다. 공연 하루 전 발목을 다친 RM은 따로 의자에 앉았다. 한국적인 요소를 찾는 건 공연의 묘미였다. 은은한 조명이 붓질하듯 어루만진 광화문은 한 폭의 수묵화를 담는 도화지가 됐다. 반짝이던 큐브는 광화문과 어우러져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표현했다. 곡 ‘노멀’은 건(하늘), ‘라이크 애니멀스’는 곤(땅), ‘스윔’은 감(물), ‘FYA’는 리(불)를 상징했다. 하늘을 상징하는 곡인 노멀이 나올 땐 노을빛과 구름이 뒤섞인 그림이 큐브와 광화문을 가득 채웠다.


    새 앨범의 주제곡인 스윔에선 바다색 물결이 광화문을 휘감았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움직임은 파도를 맞으며 수면 위를 헤엄치는 행위로 바뀌었다. 밀려오는 흐름을 자신만의 페이스로 넘어가겠다는 멤버들의 선언이었다. 아리랑의 정서를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 변용했다. 멤버들은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오른 ‘버터’와 ‘다이너마이트’를 노래하며 대중성도 챙겼다.
    ◇전 세계 84억8000만 명과 함께
    BTS를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올려놓은 퍼포먼스도 빠지지 않았다. 어려운 군무와 라이브 가창을 동시에 소화하면서도 멤버들의 호흡엔 흔들림이 없었다. 슈가, RM, 제이홉이 랩으로 자신들의 서사를 탄탄히 풀어냈다면 정국, 뷔, 지민, 진과 같은 보컬들은 물오른 솜씨로 노래하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힙합 아티스트란 BTS의 첫 정체성을 세계에 알린 ‘MIC 드롭’을 노래할 땐 슈가가 곡명처럼 마이크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 팬덤 아미(ARMY)에 대한 감사 표현이었다.

    마지막 곡인 ‘소우주’는 아미와 세계인 모두를 아우른 선곡이었다. 2019년 나온 이 작품은 각자의 희로애락이 모여 도시를 밝히는 별빛이 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RM은 ‘70억’으로 썼던 가사를 바꿔 “84억 개의 빛으로 빛나는 84억8000만의 월드”로 부르며 현재를 기념했다. 노랫말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 부분에 해당하는 멜로디는 공연 마지막까지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지며 아미를 배웅했다.



    이번 공연엔 하이브와 서울시 추산 10만4000여 명이 몰렸다. 넷플릭스 생중계, 짧은 공연 시간, 안전 우려 등의 이슈가 겹치며 당초 예상한 26만 명보다 인파가 적었다.

    이주현/최한종/이소이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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