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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AI 시대의 기술과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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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중국 국가 주석의 공통점은 공학 전공자가 많다는 것이다. 장쩌민 전 주석은 상하이교통대 전기기계학을 졸업한 뒤 전기과학연구원을 거쳐 전자공업부장 시절 여러 전자산업 육성책을 주도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칭화대에서 수리공학을 전공한 후 수력발전소 기술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은 순수 기술자 경력을 갖고 있진 않지만, 칭화대 화학공학과에서 배운 공학 교육을 바탕으로 연일 중국의 ‘기술 자립·자강’을 강조한다.

    이른바 ‘테크노크라시’로 불리는 중국의 기술관료 중심 체제는 공학을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 기반으로 활용했다. 최근 중국의 인공지능(AI) 산업 급성장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AI 산업화 전략을 추진하며 글로벌 AI 패권을 놓고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원천기술에선 미국이 앞서 있지만, 피지컬 AI 등 산업 적용과 데이터 규모 측면에선 중국이 강점을 보인다. AI가 중국의 기술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나 역시 이공계 출신으로서 오랜 기간 산업계에서 기술을 다루며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크게 인식했다. 기술 발전은 산업과 경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AI를 통해 질병과 의료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비용을 낮추는 ‘풍요의 경제’를 기대한다. 정치에 발을 들이고 난 뒤부터는 또 다른 관점에서 AI를 바라본다. ‘무조건적인 AI 확대’가 아니라 ‘왜 AI에 투자해야 하는지, AI의 경쟁력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지 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등 디스토피아 문학이 던지는 경고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AI가 감시, 통제, 검열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자칫 ‘기술 독재’로 이어질 수 있다. 공산국가인 중국의 AI 산업 급성장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더욱 선명하게 한다. AI 발전의 이면으로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행동 분석과 이를 통한 사회적 혜택 차등화, 알고리즘을 통한 권력 비판 통제 등 시민이 국가 시스템의 일부로 전락하는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기술은 특정 권력층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보편적 수단이 돼야 한다.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을 보장하고 자아실현, 삶의 동기부여, 비판적·직관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AI 기술이 이어져야 한다. 미래 세대에 ‘억압적인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자유로운 유토피아’를 물려주기 위해선 지금부터 AI기술에 대한 제도적 준비가 필요하다.

    나는 AI 산업의 진흥을 위해 ‘AI산업발전특별법’을 발의한 상태다. 이미 제정된 AI 기본법을 보완해 국민의 자유를 보호하고 통제 사회를 예방하는 등 ‘권리 보장 중심’으로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AI 대전환기의 갈림길에서 대한민국이 정도(正道)를 걷기 위해선 정치권의 책임 있는 역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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