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하와이에서 20여 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대규모 구조·대피가 이어지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집중호우로 오아후(Oahu)섬 전역에 대규모 침수가 발생하면서 230명 이상이 구조되고 약 55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번 홍수는 '코나 저기압(Kona low)'으로 불리는 겨울 폭풍의 영향으로 발생했다. 단기간에 최대 30~40c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며 이미 물을 머금은 지반이 추가 강수를 흡수하지 못하고 범람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오아후 북부 해안 지역에서는 집이 통째로 떠내려가고 차량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주요 도로와 공항, 학교, 병원 등 기반시설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와이 주정부는 이번 홍수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가 최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일부 주민이 저체온증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목된 것은 오아후 와히아와(Wahiawa) 댐이다. 1906년에 건설된 이 댐은 폭우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한때 붕괴 임박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인근 와이알루아·할레이바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당국은 이후 수위가 일부 낮아졌다고 밝혔지만, 추가 강우 예보가 이어지면서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의 배경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극단적 강수 증가 가능성을 지목하고 있다. 최근 하와이에서는 단기간에 집중되는 폭우가 잦아지고 있고 토양 포화 상태가 지속되면서 홍수 위험이 구조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