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김구 선생님, 어떠신가요~”…'아리랑'에 숨은 BTS의 메시지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김구 선생님, 어떠신가요~”…'아리랑'에 숨은 BTS의 메시지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김구 선생님, 어떠신가요·BTS 신곡 ‘Aliens’ 中).


    방탄소년단(BTS)이 해방 후 폐허였던 한반도에서 ‘높은 문화의 힘’이 뿌리 내리길 바랐던 백범 김구의 염원을 꺼내 들었다. 20일 신보 ‘아리랑(Arirang)’을 공개한 이들이 내놓은 답은 한 문장에 담겼다.

    ‘Everybody know now where the K is’(이제는 모두 K가 어디 있는지 알아).


    BTS는 전 세계가 소비하는 자신들의 음악에 ‘한국적인 것’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팝을 위시한 주류 대중음악 문법을 좇아야 했던 이방인에서 벗어나 BTS의 뿌리인 K팝 등 고유한 정서로 시장을 설득하는 새로운 주류가 되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군 복무 등을 마치고 약 4년 만에 완전체로 다시 돌아와 새로운 출발선에 선 상황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겠다는 포부가 읽힌다. 이날 “한국적인 요소는 우리 뿌리와 맞닿아 있다”고 밝힌 BTS 멤버들은 “(새 앨범에) 한국의 흥과 문화를 녹였다”고 설명했다.

    에밀레종 소리까지…영어·한글 섞은 14곡



    BTS는 광화문 공연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1시에 정규 5집 앨범 ‘Arirang’을 전 세계 동시 공개했다. 타이틀곡 ‘스윔’(SWIM)을 비롯해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 ‘에이리언스’(Aliens) ‘2.0’ ‘인투 더 선(Into the Sun)’ 등 총 14곡이 실렸다. 멤버들이 차분한 수트 차림을 한 가운데 아리랑의 초성 ‘ㅇㄹㄹ’을 태극기의 ‘괘’처럼 형상화한 로고를 담은 앨범커버는 일찌감치 공개된 바 있다. 한국에서 출발한 그룹의 정체성을 담겠다는 음악적 방향성을 예고해온 만큼, 사운드와 이미지 전반에 걸쳐 한국적 정서를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앨범의 여섯 번째 수록곡 ‘No.29’는 BTS가 고민한 ‘한국적 미학’의 정점이 담겼다. 1분 38초짜리인 이 곡은 시작과 함께 종소리가 울린 후 사라지는 게 전부다. ‘국보 29호’인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이 내는 소리다. 서로 다른 주파수 소리가 주거니 받거니 끊어지지 않고 반복되는 ‘맥놀이 현상’이 특징인 이 종소리는 리더 RM(랩몬스터)가 강조해온 공존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곡이 끝나는 동시에 영어 가사로 쓰인 타이틀곡 ‘SWIM’이 시작되는데, 한국적인 소리를 전 세계가 이해하는 노래로 치환하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SWIM’은 업비트한 얼터너티브 팝적인 요소가 강하다. 과거 ‘Butter’나 ‘Dynamite’처럼 영어로만 작사한 점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곡으로 평가된다. 밀려오는 파도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헤엄쳐 나가겠다는 보다 의지가 담겼다. 다른 곡에서도 K팝 아이돌로 시작해 월드스타가 되는 여정, 군 복무 등을 통해 겪은 삶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녹아 있다. ‘훌리건’에는 세계를 누비며 길을 개척해온 시간이, ‘2.0’에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멤버들의 감정 등이 묻어난다.


    김현정 빅히트뮤직 부대표는 “BTS 멤버들이 느끼는 감정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라며 “한국어와 영어를 둘 다 사용하며 최대한 많은 사람이 BTS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바뀐 시장, ‘한국적·성숙한’ BTS로 공략

    한국 전통 민요인 아리랑을 내세우고 컴백 공연 시발점을 한국을 대표하는 공간인 광화문 광장으로 삼는 등 ‘한국적인 것’을 내세우는 BTS의 전략은 서구 주류 대중음악계가 원하는 새로운 자극과 아티스트의 독창성(Originality)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애니메이션 ‘케팝데몬헌터스’ 신드롬 등 K컬처가 글로벌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신곡 ‘에이리언스’에 나오는 ‘시대가 우릴 원해’ ‘해는 동쪽에서 risin’ 등의 가사가 이런 자신감을 보여준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BTS 신보와 관련한 기사에서 그레이스 카오 예일대 교수를 인용해 “서구 작곡가와 프로듀서와의 협업이 포함됐지만, 이번 앨범은 BTS가 무엇보다 한국 그룹임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기존 미국 시장에서 BTS가 밝은 느낌의 보이 밴드 이미지가 짙었던 것에 대한 고민이 보인다”면서 “이번 앨범을 통해 BTS가 보다 성숙한 아티스트란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했다.

    BTS 입장에서도 K팝을 글로벌 표준으로 안착시키는 개척자로서의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후배 그룹인 세븐틴이 단일 앨범 판매량 기준으로 BTS를 앞서고, ‘케데헌’ OST ‘골든’이 BTS가 깨지 못했던 그래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등 오랜 공백기 동안 글로벌 대중문화 지형이 변했기 때문이다. BTS 멤버 제이홉은 이날 소속사를 통해 “일곱 명이 함께할 수 있는 지점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시도했다”면서 “다시 돌아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것은 결국 뿌리에서 시작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임 평론가는 “작업 전반에서 한국적 요소가 많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아리랑을 앨범 제목에 넣는 등 한국적인 것의 강조는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유승목 기자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