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훠궈 프랜차이즈 하이디라오 매장. 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힘없이 의자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 로봇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난동 영상’으로 화제가 됐다. 손님들 앞에서 춤추던 중 테이블을 내려쳐 식기를 떨어뜨리고 젓가락을 날아다니게 하는 등 돌발 행동을 하면서다. 이날 기자와 만난 매장 관리자는 “사람들이 통제 불능인 상황처럼 영상을 찍었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이디라오 측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주말에 일어났다. 이 로봇은 평소 생일 기념 춤을 추는 이벤트용으로 활용됐다. 현지 매체 머큐리뉴스에 따르면 한 손님이 좁은 공간에 있던 로봇에게 ‘격렬한 춤(crazy dance)’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 됐다. 관리자의 해명과 달리 영상에는 직원 3명이 달라붙어도 쉽게 로봇을 제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로봇을 쉬게 한 이유를 묻자 관리자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오래 켜둘 수 없다”고 답했다. 생일 파티 등 특별한 경우에만 로봇을 작동시킨다는 설명이다. 그사이 식당을 찾은 중국인 손님들은 해당 영상을 본 듯 로봇을 가리키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단순 해프닝에 그칠 수 있는 이 사건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중국산 로봇’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있다. 이 로봇은 상하이 기업 아지봇(AgiBot)의 ‘X2’ 모델이다. 이번에는 일반 식당에서 로봇이 소란을 부린 사건에 그쳤지만, 중국산 로봇이 자국 공장이나 가정에 보급돼 얼마든지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게 현지인들의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다.
미 하원은 지난 17일 청문회를 열어 자국에 침투한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과 로봇의 안보 위협을 논의했다. 웬디 오글스 미 공화당 하원의원(테네시주)은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개방형 AI 모델 딥시크와 휴머노이드 로봇 유니트리가 미국 경제의 핵심 부문에 깊숙이 자리잡으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미국은 가장 강력하고 정교한 적대국 중 하나가 만든 기술에 의존하거나 노출되는 위험을 감수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