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면도 없지는 않다. 국내 시장을 건너뛰다시피해서다. 이런 일이 빚어진 데는 희소질환 치료제의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 점이 우선 꼽힌다. 인구가 1억2300만 명에 달하는 일본에서도 이 약품의 타깃인 이영양성 수포박리증(DEB) 환자는 600여 명에 불과하다. 희소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급여) 기준이 높은 점도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이유로 지목된다.
더 큰 문제는 제약·바이오 시장 발전을 짓누르는 ‘규제의 그림자’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국내에선 줄기세포 치료와 관련해 엄격한 안전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을 중시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 치료는 원칙적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에서만 임상 연구와 치료를 할 수 있다.
엄격한 기준 탓에 국내 환자들이 ‘줄기세포 해외 원정 치료’로 몰린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지난해 2월 ‘첨단재생의료 및 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줄기세포 연구 대상 기준을 완화하는 등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 시장 공략을 위한 물꼬를 텄다. 하지만 변화를 체감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우선 심사와 조기 승인을 보장하는 ‘사키가케 제도’(2015년) 등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일본은 지난달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용한 약품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멀찌감치 앞서가는 경쟁자를 따라잡으려면 추격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