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입법에 속도를 내려던 이른바 '환율안정 3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2건·농어촌특별세법 개정안)이 국민의힘의 반대로 19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해당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됐고,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다른 쟁점 법안 협상용으로 민생 입법을 발목잡아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당 의원 총회에서 "어제 상임위를 통과한 환율안정 3법이 지금 국민의힘의 반대로 처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한다. 이어 그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국가적 위기 상황이 닥쳐오는데 빠르게 신속하게 대응할 법안마저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이힘이 대체 뭘 하겠다는 건지 걱정과 우려 앞선다"고 직격했다. 지난 16일 재정경제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된 환율안정 3법은 이날 본회의에 부의될 전망이었다. 실제로는 중수·공소청법(검찰개혁법)만 올라왔다.
환율안정 3법은 국내주식 복귀계좌(RIA)에 해외 주식을 입고한 뒤 이를 매각해 얻은 자금을 원화로 환전하고, 해당 자금을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투자 시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발표한 건 지난해 12월이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중동 사태를 계기로 당정은 입법에 속도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기 위해 개의 직전까지 물밑 협상을 이어 갔지만 국민의힘이 끝내 협조하지 않았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아침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에 부탁드린다. 무릎 꿇고 빌라면 빌겠다"며 법안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국민의힘에 호소했다. 한 의장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도 나 몰라라 필리버스터로 국회를 공전시키고 민생 경제를 외면하면 안 된다. 국회가 이러면 안 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검찰개혁 법안을 민주당이 강행하고 있어 협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소청·중수청 법안은 검찰 기능을 해체하는 악법"이라며 "필리버스터를 통해 국민 기본권 침해 문제를 알리고 저지하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연일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 카드로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한 원내대표는 "국정 발목을 잡는 이런 행태, 국익과 관련된 법안도 막는 행태가 되면 정말 상임위 배분은 나눠먹는 식으로는 하면 안 된다"며 "실제로 정말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익에 관련된 것은 협상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는 엄중한 경고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