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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내는 넌 모르는 종부세 내는 세계가 있단다"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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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세 내는 넌 모르는 종부세 내는 세계가 있단다"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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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소득세 내는 넌 모르는 종합소득세 내는 세계가 있단다, 혜정아."

    2022년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드라마 '더 글로리' 속 대사입니다. 부잣집 친구들 사이에서 은근히 무시당하던 혜정(차주영 분)에게 사라(김히어라 분)가 비수처럼 꽂은 말입니다.


    요즘 부동산 시장 일각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옵니다. 이 대사를 부동산 시장 버전으로 바꾸면 "재산세 내는 넌 모르는, 종합부동산세 내는 세계가 있단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국토교통부가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종합부동산세를 부담하는 가구 수 비율은 3.07%로 집계됐습니다. 2025년 2.04%에서 1%포인트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종합부동산세는 매년 6월1일을 기준으로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집이나 토지를 보유한 소유주에게 보유 규모에 따라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관련 법에 따르면 1가구 1주택 기준 기본공제 12억원을 공제한 금액에 대해 종부세를 내야 합니다. 다주택자 종부세 기준은 9억원으로 1주택자보다 더 무겁습니다.

    공시가격은 종부세를 산정할 때 기준(과표)으로 사용됩니다. 공시가격이 올랐다는 뜻은 지난해보다 집값이 더 올랐다는 얘기고, 종부세를 내지 않다가 내는 경우가, 또는 기존에 내던 종부세 규모가 더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시장 일각에서는 종부세 부담을 두고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집주인은 "종부세를 낸다는 것 자체가 집값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일종의 훈장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집주인은 "세금을 내더라도 자산 가치가 더 올라간다면 감내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도 말합니다. 종부세를 납부한다는 것이 자산 수준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는 의미겠습니다.


    이미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선 이런 식의 계층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표한 대출 규제는 집값에 따라 대출 규모를 차등화했습니다. 15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미만, 25억원 초과 등 구간에 따라 은행에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지다 보니 과거보다 더 뚜렷하고 세세하게 줄이 세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월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반전세(보증부월세)'가 사라지고 순수한 월세만 남는다면 아파트는 상가, 오피스텔처럼 수익률로 자산 가격이 정해지게 될 것입니다. 철저하게 수익률로 매매가격을 역산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명확한 이유와 근거로 단지들을 줄 세울 수 있겠죠.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작년 나온 대출 규제, 월세화를 비롯해 세금을 강화하면 매수할 수 있는 아파트와 그렇지 못한 아파트, 거주하면서 유지할 수 있는 아파트, 아니면 세를 주고 살아야 하는 아파트 등이 지금보다 더 뚜렷하게 구별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런 인식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전히 종부세 부담을 크게 느끼는 집주인도 많습니다. 현금 흐름이 제한적인 고령층이나 1주택 실수요자의 경우 보유세 부담은 현실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국토부 공시가격(안)이 나온 지난 17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6872건에서 7만8459건으로 1587건(2%) 급증했습니다.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세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일부 집주인이 집을 팔길 원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출 규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단기간 매물 확대 등으로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당분간 부동산 보유세를 두고는 여러 얘기가 나올 전망입니다. 정부가 다주택자는 물론 고가주택, 비거주 1주택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오는 5월9일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이후에도 시장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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