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수처리 전문기업 부강테크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수처리 기술 ‘프로테우스’를 활용해 부지가 부족한 도심 하수처리장에서 하수와 빗물을 처리하고 있다. 공공 하수처리를 넘어 산업폐수 등 민간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는 게 목표다.
◇에너지 절감형 기술로 ‘고속’ 하수처리
부강테크가 개발한 프로테우스는 화학물질 없이 하수 속 고형물과 유기물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고속 여과 기술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 강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부강테크는 설명했다. 빗물 등 초기 우수 유입량이 늘면 하수처리장 용량이 초과하면서 미처리된 하수가 강이나 호수로 흘러들어가 환경이 오염되는데, 프로테우스는 이로 인한 하수처리장 과부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부강테크 관계자는 “세계 대도시 상당수가 하수와 빗물을 함께 처리하는 ‘합류식 관거’를 사용해 폭우 시 하수처리 용량이 초과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며 “제때 처리되지 못한 하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포함한 채 방류돼 시민 보건과 위생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테우스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침전지 대비 15%의 부지만 사용하면서도 약품 없이 유기물을 효과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며 “부지가 부족한 도심 하수처리장에서 초기우수 처리 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프로테우스는 서울 중랑·서남물재생센터에 이어 미국, 캐나다 등으로 적용이 확대되며 해외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밀워키에서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블랙앤드비치의 데모 플랜트 설계가 마무리되며 미국 첫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부강테크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프랑스 소르그룹 엔지니어링 자회사 스테로와 프랑스·스위스 지역 독점 사용권 협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부강테크는 하수에 포함된 유기물을 바이오가스로 바꾸는 혐기성 소화기술(AAD)도 보유했다. 이외에 바이오가스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하수 찌꺼기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열가수분해기술(Draco)과 외부 탄소원 공급 없이 최소 에너지로 고농도 질소 폐수를 처리하는 아나목스(AMX) 기술 등도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AMX는 기존 질소 제거 공정보다 송풍기 사용량을 60% 이상 절감할 수 있어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자립 및 탄소 중립 실현에 주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부강테크의 설명이다.
◇공공 하수처리서 산업폐수로 사업 확장
부강테크는 공공 분야의 성과를 민수시장으로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산에 발맞춰 재이용, 자원회수, 성능 개선, 감량화 전략을 기반으로 한 ‘산업폐수 토탈 솔루션’을 개발했다. 미국은 연방환경보호청(EPA)의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주 정부와 지방정부가 각기 다른 배출 기준을 적용한다. 기준 미달 시 막대한 과징금은 물론 조업 중단이나 공장 폐쇄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에서 사업하려는 기업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로 폐수처리가 꼽히는 이유다.부강테크는 복합적인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허가, 설계, 시공, 운영 지원, 프로젝트 파이낸싱(PF)까지 결합한 솔루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부강테크 관계자는 “풀무원, 한화큐셀, SKC 등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폐수처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지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며 “부강테크의 미국 법인 투모로우 워터와 긴밀한 기술 협업 시스템을 가동해 고객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2차전지 기업의 미국 투자가 확대되면서 부강테크의 기술이 더 많은 곳에 적용되기를 회사는 기대한다. 최문진 부강테크 대표는 “산업폐수 처리는 재이용과 에너지 절감까지 요구되는 분야”라며 “공공시장에서 검증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