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일확천금을 기대하며 비트코인이나 특정 종목에 ‘몰빵 투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매우 위험한 방식입니다. 사회초년생은 적립식 투자를 통해 목표 수익률을 차근차근 달성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오정훈 하나은행 영통금융센터지점 VIP PB팀장)
◇“투자상품은 분산해야”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재테크에 처음 나서는 사회초년생이 저지르기 쉬운 가장 큰 실수로, 하나의 금융상품에 자산을 과도하게 집중하는 것을 꼽았다. 특히 지난해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소득 대부분을 개별 종목에 넣는 사회초년생이 늘고 있는데, 이런 ‘몰빵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현섭 KB국민은행 KB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 도곡센터 본부장은 “자산을 불리려면 주가가 급락했을 때 현금을 증시에 투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미 몰빵 투자한 상태에선 추가 매수 여력이 없어 손실만 커질 수 있다”며 “아무리 투자 성향이 공격적이더라도 재테크 자산의 최소 30%는 예·적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 두고, 자산 가격이 충분히 낮아졌을 때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수 시점과 종목을 나누는 적립식 분산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올해 들어 이란·미국 전쟁으로 주요 자산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분할매수 방식으로 투자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이란·미국 전쟁이 언제 끝날지, 그 경제적 충격이 어디까지 커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주가가 크게 흔들리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매일 또는 매달 일정 금액씩 나눠 투자하는 분할매수 전략이 장기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라고 했다.
◇섹터뿐 아니라 투자 지역도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할 때는 산업 섹터뿐 아니라 투자 지역도 나눠야 한다는 것이 PB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오경석 신한은행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올해 미국 증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반면,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제조업 경쟁력이 높은 한국·중국·일본은 수혜를 볼 수 있다”며 “주식 투자에서는 시점뿐 아니라 지역 분산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재테크 지식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일수록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가 더 적합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 지점장은 “본업에 집중해야 하는 사회초년생이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수준의 투자 지식을 쌓기는 쉽지 않다”며 “우선 상장지수펀드(ETF)나 펀드 같은 간접투자 상품에 자금을 나눠 넣고, 경제와 산업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쌓은 뒤 직접투자를 조금씩 시도해보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도 “업무 시간에 수시로 주식창을 들여다보는 신입사원을 반길 회사는 없다”며 “사회초년생이라면 우선 회사 생활에 충실하면서 남는 시간에 재테크 공부를 병행해 장기적인 자산 형성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세제 혜택부터 꼼꼼히 챙겨야
사회초년생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기 전에 세제 혜택이 큰 재테크 계좌부터 먼저 활용하라는 조언도 많았다. 대표적인 절세 계좌로는 퇴직연금계좌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꼽힌다.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퇴직연금계좌는 크게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계좌로 나뉜다. 이들 계좌에 납입하면 연 소득 수준에 따라 연간 900만원 한도 내에서 13.2~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ISA는 하나의 계좌에서 주식, 펀드, 채권, 예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계좌다. ISA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은 일반형 기준 2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에는 9.9%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오 팀장은 “퇴직연금은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장기 투자 수단이고, ISA는 3~5년 정도 자금을 굴리기에 적합한 절세 수단”이라며 “국내 주식형 ETF는 일반 증권계좌로 투자해도 세금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ISA에서는 나스닥 등 해외 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담는 것이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