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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프리즘] 국민연금은 왜 철마다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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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프리즘] 국민연금은 왜 철마다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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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이 공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선 가입자가 자그마치 2160만여 명이다. 대한민국 경제활동인구의 70%다. 1988년 출범 때부터 가입을 의무화한 국민연금법 때문이다. 국가가 지급을 보장하고 소득 재분배 장치를 넣은 점도 국민 전체의 ‘사회보험’이란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애초 산업화·도시화로 약해진 전통적 가족 부양 기능을 보완하려는 목적이 컸다.

    그래서일까. 국민연금이 공공선(公共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해마다 되풀이됐다. 상장기업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적극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요즘 국회에선 국민연금의 운용 원칙에 아예 공적 책임을 추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당이 주도하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엔 공공성 명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의무화, 온실가스 배출 관리 등이 담겨 있다. ‘수익의 최대 증대’ 원칙에 공공성 유지 조항을 추가하고, ESG 요소를 의무적으로 고려하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현실화하면 1600조원 규모 국민연금이 주식 투자에 나설 때마다 해당 기업의 사회 기여도와 친환경 정책 여부 등을 따지게 된다.

    공공성 측면에선 군복무 크레디트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작년까지 6개월이던 군 복무자의 국민연금 인정 기간은 올해부터 12개월, 내년부터는 전체 복무 기간으로 늘어난다. 전역자는 보험료 납부 여부와 관계없이 노후 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제도적 변화엔 양면성이 있기 마련이다. 공공의 이익에 기여하더라도 연금 수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국민연금의 투자 방향과 자산 배분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는 어떤가. 운용을 총괄하는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지금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정은경 장관이다. 위원회엔 투자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용노동부 장관도 포함돼 있다. 정부 인사로 구성된 당연직이 6명이다.



    나머지 14명의 위원은 각계 대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가 3명을 추천한다. 자영업자와 농어민, 시민단체 몫도 있다. 투자·연금 전문가는 상근 전문위원 4명뿐이다. 공적 연금이 발달한 북유럽과 일본, 캐나다 등에서 기금운용위를 대부분 투자 전문가로 채우는 관행과는 큰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법은 제1조(목적)에서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 기여’를 명기하고 있다. 수익 증대를 통한 노후 보장이 최우선 목표라는 게 국민연금 측 설명이다. 다행히 국민연금은 최근까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작년 거둔 수익금만 231조6000억원. 금액 가중 수익률은 18.82%다. 연평균 8.04%다. 세계 유수 연기금 중에서도 돋보이는 성적표다. 하지만 공공성을 앞세우다가 투자 전략의 유연성이 떨어질까 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연금이 흔들리면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국민연금은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의 7%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네이버 KB금융 신한지주 포스코홀딩스 LS KT 등 내로라하는 기업의 주요 주주다. 핵심 의사결정 단계마다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 예컨대 지분 4.91%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고려아연의 운명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은 대다수 국민의 마지막 보루다. 수익을 많이 내 노후 자금을 살찌우면 그 자체로 강력한 복지 정책이 될 수 있다. ‘최고 수익률’보다 중한 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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