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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청 사흘 만에 번복…모호한 이란전 '큰 그림'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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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청 사흘 만에 번복…모호한 이란전 '큰 그림'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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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석유 유통량의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기 위해 동맹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SNS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는 발언을 반복했다. 지난 14일 SNS로 한국 등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던 그는 주요 동맹들이 잇달아 이란전 개입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자 사흘 만에 이를 철회했다.
    ○동맹 검증 “시험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미국은 대부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으로부터 테러리스트 정권인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놀라지 않는다”면서 “항상 나토를 일방통행(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는 관계)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특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 이란 군사작전의 성공을 언급하며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런 적이 없다. 일본, 호주나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인 미국 대통령으로서 말하건대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백악관 행사에서 유조선 호위 문제에 진전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았을 때는 “사실 도움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면서 “나토가 매우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번 일은 (동맹의 태도를 검증하는) 훌륭한 시험대였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그곳(유럽)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살면서 그(트럼프 대통령)가 이렇게 화가 난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동맹이 가치가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모호한 목표에 혼란
    동맹을 호르무즈 해협에 불러들이려는 구상이 불과 이틀 만에 일단 철회되면서 미국의 대 이란 전쟁의 ‘큰 그림’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의 목표에 대해 개전 당시엔 정권 교체를 언급했지만 이후엔 핵무기 개발능력, 탄도미사일, 해군력 파괴 등으로 넘어갔다.


    종전 시기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며칠에서 최장 4주 수준으로 거론됐으나 이달 말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 연기 결정은 전쟁이 한달 이상 길어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 참전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하고 “훌륭하다”고 한 후 다음 날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도 미국의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날의 철회발언이 진심이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이번 주말까지 동맹국에 공개약속(지원 계획)을 발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 등에서도 여러 차례 말을 바꿨지만, 이는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반면 전쟁 국면에선 이런 말바꾸기가 ‘갈팡질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맹국이 참전을 망설이는 것도 명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전쟁 목표가 불분명한 영향이 크다. 백악관 각료들은 이란 핵개발 능력 파괴 등 구체적인 목표를 언급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이란의 항복”을 거론했다. 하지만 온건파이거나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인물들이 잇달아 제거되는 상황과 항복 요구는 모순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 내에서도 이란전을 “양심상 지지할 수 없다”며 사의를 표명한 사례까지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서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수장에 임명된 조 켄트 국장은 이날 엑스(X)에 “이란은 미국에 즉각적 위협이 되지 않았다”면서 개전 결정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강력한 로비에 의한 압박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적었다. 이라크 전쟁에 미국을 끌어들일 때 이스라엘이 썼던 술수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기만당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가 나간 것이 다행”이라면서 “모든 국가들이 이란이 얼마나 큰 위협인지 깨달았다”고 반박했다.

    미국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미사일 기지에 5000파운드(약 2.3t) 급 지하 관통탄(벙커버스터) 여러 발을 투하하는 등 공중전 중심의 대응을 이어갔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우리는 전장에서 (이란을) 확실히 박살냈지만 이제 주도권의 상당 부분은 그들이 쥐고 있다”면서 “미국이 얼마나 오래 개입할지, 지상군을 투입할지 여부를 그들이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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