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법의 핵심은 정부가 전액 출자해 설립할 자본금 2조원 규모 한미전략투자공사가 투자를 이끌도록 한 것이다. 공사에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설치해 한·미 정부가 합의하는 사업에 출자와 투자, 대출·보증 등을 하게 된다. 세부 투자처도 애초 약속대로 1500억달러는 조선업 전용으로, 2000억달러는 양국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분야로 명시했다.
정부는 그동안 대미 투자의 대원칙으로 ‘상업적 합리성’을 강조했다. 이 원칙에 따라 선정한 전략적 투자 분야가 조선, 반도체, 의약품, 핵심 광물, 에너지,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이다. 대통령 훈령에도 적시한 만큼 이들 분야에서 철저한 사업성 검토를 거쳐 투자 대상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5500억달러 투자를 약속한 일본이 석유·가스 인프라, 가스 화력발전소 등의 사업을 선점한 상황이라 우리도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기왕에 해야 할 투자라면 한발 앞서 알짜 프로젝트를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지금의 고환율에는 대규모 대미 투자로 인한 달러 유출 우려가 일부 작용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금 집행이 본격화할 때 환율이 더 불안해질 소지 또한 없지 않다. 고환율이 부르는 경제 전반의 부작용을 생각하면 외환시장 안정 대책은 당면 과제다.
대미투자법을 지렛대 삼아 미국 정부의 무역법 301조 조사 수위를 낮추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301조 조사를 바탕으로 국가별 관세율이 다시 정해질 수 있는 만큼 지속적인 설득과 협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미국이 약속한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이행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