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은 2030년까지 일본 내 정보기술(IT) 인력이 최대 79만 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날로그 재팬’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디지털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수행할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위기감이 확산하자 일본 기업은 정부의 장려 아래 국적을 불문하고 인재 확보 총력전에 나섰다.
일본의 인력난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노동연구원 ‘노동리뷰’에 따르면 일본의 IT 기술자 구인배율은 2022년 3.39에서 지난해 3.45로 상승했다.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3.4개 있다는 뜻으로 일반 제조 공정직(2.50)이 소폭 하락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이렇다 보니 한국 청년들의 일본 IT 분야 취업 문턱도 낮아졌다. 2024년 10월 기준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7만5003명에 달했다. 주목할 점은 전문·기술직 비자(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 등)를 보유한 인원은 3만4688명으로, 1992년(5000명) 대비 7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IT 종사자가 전체 한국인 취업자의 13.4%를 차지하며 도소매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취업자 대비 IT 종사자 비중은 중국(10.4%), 베트남(1.2%)보다 높았다.
일본과 달리 한국 정부는 최근 외국인 숙련인력 유입 속도 조절에 나섰다. 정부는 숙련기능인력(E-7-4) 비자의 연간 발급 규모를 작년 3만5000명에서 올해 3만3000명으로 2000명(6%) 감축하기로 했다. 조선업 분야 등에서 “외국인 유입이 국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 경제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 설명이다.
정부는 전문인력 비자 취득을 위한 최저임금 기준을 강화하고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한 ‘업체당 외국인 고용 비율 상향’(20%→30%) 조치마저 되돌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외국인 노동자 근로조건 강화를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자국민 고용 보호를 우선시하는 ‘미국식 규제’ 모델을 채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