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풍력 사업 부지를 정부가 미리 정해 놓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계획입지제’가 오는 26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그동안 민간이 후보지를 발굴해 개별적으로 인허가를 받아야 했던 구조에서 벗어나, 정부가 입지 선정과 초기 절차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해상풍력법 시행을 뒷받침하는 하위 법령 제정안이 1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해당 법은 지난해 3월 제정됐으며 이달 26일부터 시행된다.
새 제도가 도입되면 정부가 먼저 해상풍력에 적합한 해역을 선별한 뒤 사업자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 체계가 바뀐다. 입지는 풍속 등 자연조건뿐 아니라 군 작전, 어업 활동, 환경 영향, 해상 교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비지구’로 지정한 뒤, 경제성과 주민 수용성, 전력망 영향 등을 검토해 ‘발전지구’로 최종 확정된다.
사업자는 발전지구를 대상으로 입찰을 통해 선정된다. 이후 선정된 사업자가 실시계획을 제출해 승인을 받으면,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와 전기사업 허가 등 개별적으로 받아야 했던 다수의 인허가를 일괄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군 작전성 검토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해상풍력 확대의 주요 장애물로 지적돼 왔다. 계획입지제가 시행되면 이러한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는 사업 인허가부터 상업운전까지 약 10년이 소요되지만, 제도 도입 이후에는 5~6년 수준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 법안에는 정책 조율을 위한 국무총리 소속 해상풍력발전위원회 설치와 함께, 지역 주민 수용성 확보 및 이익 공유 방안을 논의하는 민관 협의체 운영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해상풍력 입지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연내 예비지구 후보지를 발굴해 지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사업자의 편입 기준과 절차 등을 담은 고시를 연내 마련해 기존 사업자 등을 해풍법상 발전지구로 편입하는 방안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현행 전기사업법에 따른 기존 해상풍력 발전사업자 중 해풍법상 입지 요건, 사업자 요건을 갖추었는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들은 법 부칙 2조 2항에 따라 해풍법상 발전사업자 선정을 신청할 수도 있고, 기존 전기사업법에 따라 계속 사업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