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월수입이 수백만원 되는 노인이나 수입이 제로인 노인의 기초연금액이 똑같다”며 “지금까지 지급되는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소득이 적으면 더 많이 지원)으로 하는 것도 방법일 듯한데 여러분 의견은 어떤가”라고 했다.
본지 2월 25일자 A1, 5면 참조
정부의 검찰 개혁과 관련해선 “본질과 괴리된 과도한 선명성 경쟁 때문에 해체돼야 할 기득 세력에 반격의 명분을 줄 필요가 없다”며 현재 도출된 당정협의안에 반발하는 여당 내 강경파에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자살까지 유도하는 노인 빈곤을 줄이려면 기초연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오르는 연금을 앞으로는 소득 수준을 고려해 가구별로 인상률에 차등을 두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부부가 해로하는 것이 불이익 받을 일은 아니다”고 했다. 기초연금을 부부가 함께 받는다는 이유로 20%씩 감액하는 구조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인구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매달 지급한다.
이 대통령은 X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검찰 개혁은 추호의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지만, 국정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데 일호의 빈틈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초연금 인상률 소득별 차등 적용…저소득 부부감액은 줄인다
수급 상한선 '중위소득 100%'로…고소득층 노인은 서서히 배제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언급한 ‘하후상박’ 구조로 기초연금을 개편하기 위한 작업을 연초부터 추진하고 있다. 소위 ‘잘사는 노인’에게 지급되는 연금액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노인을 두텁게 지원하는 한편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부담을 줄여나간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수급 상한선 '중위소득 100%'로…고소득층 노인은 서서히 배제

◇기초연금 ‘차등 지급’ 추진
올해 기준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고령자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34만9700원씩 일괄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2012년과 비교해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소득 수준이 크게 향상됐지만 12년째 ‘소득 하위 70%’라는 기준을 바꾸지 않아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다. 2012년 435만3000명이던 기초연금 수급자는 올해 778만8000명으로 늘었고, 소요 예산도 5조2000억원에서 23조1000억원으로 불었다.이에 정부는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결정하는 기초연금 인상률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예컨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저소득 노인에게는 더 많이,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노인에게는 더 적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높은 노인이 받는 연금액이 저소득 노인보다 적어진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지금까지 지급된 것은 그냥 두고 향후 증액만 하후상박으로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또 하후상박을 구현하기 위해 기초연금 수급 상한선을 ‘기준 중위소득’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 중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우리나라 전체 가구 소득을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금액이다. 고령자의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져 ‘하위 70%’ 기준이 중위소득 100%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이를 상한선으로 설정해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초과하는 고소득 노인은 수급 대상에서 빠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2050년 기초연금 재정지출이 41조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 예상되는 지출(46조원)보다 5조원가량 줄어든다.
◇저소득층 부부감액률은 20%보다 축소
기초연금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부부감액 조정’이다. 현재는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면 각자의 연금액에서 20%를 감액한다. 부부가 함께 살면 주거비와 생활비를 공동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단독 가구와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취지에서 설계된 제도다.하지만 기초연금 부부감액이 오히려 저소득층 노인 부부 가구의 생계를 압박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노인 부부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혼자 사는 노인 가구보다 1.74배 많았다. 이 대통령이 이날 X(옛 트위터)에 “기초연금 감액을 피하려고 위장 이혼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언급한 배경이다.
이에 정부는 기초연금 감액 비율을 저소득층부터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계획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에 해당하는 노인 부부의 감액률을 현행 20%에서 2027년 15%로, 2030년에는 10%로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부부감액 제도를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완전히 폐지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한재영/남정민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