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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캡슐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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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캡슐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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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수납에 대한 집착이 유독 강한 게 일본 사회다. 공간이 남는 것은 어떻게든 피하려는 모습이 지나쳐 ‘강박’으로 느껴질 때도 적지 않다. 잡지 표지에는 글자가 빼곡하게 자리 잡고, 평균 면적 92㎡ 주택 구석마다 수납공간이 빽빽하게 마련돼 있다. 일식 도시락에는 밥과 반찬이 가지런히 들어차 있다. ‘(빈틈없이) 채워 넣다’라는 뜻을 지닌 ‘쓰메루(詰める)’라는 동사에 일본 문화가 집약돼 있다.

    공간 효율을 극단적으로 중시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가 탄생시킨 것이 캡슐호텔이다. 1979년 숙박 전문기업 뉴재팬관광이 오사카 우메다에 ‘캡슐호텔 인 오사카’를 선보인 게 시작이다. 일반적으로 캡슐호텔에는 2단으로 상자형 취침 공간(캡슐)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물건뿐 아니라 사람마저 최소한의 공간에, 최대한 많이 밀어 넣었다.


    캡슐은 한 사람이 간신히 몸을 누일 정도로 비좁지만, 조명등과 알람시계 라디오 소형TV 환기팬을 두루 갖췄다. 초기에는 대중교통이 끊겨 귀가하지 못한 직장인이 주로 이용했다. 얼마 후 출장을 떠난 직장인과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층으로 주 고객층이 바뀌었다.

    캡슐호텔은 최근 10년 새 일본을 벗어나 세계 곳곳으로 확산했다. 도심에 ‘가성비’ 있는 숙박 공간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베를린(독일)과 브리즈번(호주), 오클랜드(뉴질랜드), 싱가포르, 하와이에서 자리를 잡았다. 런던 피커딜리서커스에는 1박 30파운드(약 6만원)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1000실 규모 세계 최대 캡슐호텔이 들어서기도 했다.


    지난 주말 서울 소공동 캡슐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10여 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불이 난 곳은 관광지인 명동과 가깝고 숙박비가 저렴해 ‘실속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곳이라고 한다. 이번 사고로 21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앞둔 관광객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부랴부랴 서울에 있는 45곳의 캡슐형 숙박시설에 긴급 안전 점검이 시행된다. 캡슐호텔 화재를 계기로 ‘숙박업의 기본은 위생과 안전관리’라는 원칙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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