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미주법인인 삼성SDI아메리카(SDIA)가 미국 에너지 기업과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약 1조5000억원이다. 삼성SDI는 미국 에너지 기업에 2029년까지 약 4년간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 물량은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인디애나주에 설립한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당초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모델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곳이었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면서 주요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했다.배터리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삼성SDI가 미국 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는 물론 LFP 배터리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SDI는 지난해 12월에도 미국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운영회사와 2조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다른 업체와 추가 계약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아온 삼성SDI가 최근 연이어 미국 시장에서 LFP 배터리 수주에 성공한 것은 미국 내 인공지능(AI) 관련 전력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필요한 ESS 규모도 증가한 결과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미국 ESS 누적 설치량은 2030년 최대 70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전망이다. 2024년(83GWh)과 비교하면 약 8.4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LFP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게 단점이지만 생산 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ESS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ESS 배터리에 세제상 불이익 주는 등 제재를 강화하는 점 또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현재 북미 지역에서 유일한 비중국계 각형 ESS용 배터리 제조사이기 때문이다. 상자 모양인 각형 배터리는 파우치형 배터리보다 내구성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최근 잇단 수주 릴레이는 글로벌 ESS 시장에서 삼성SDI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고객의 성능 요구에 따른 다양한 ESS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