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옥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 부사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IB 부문은 그룹 자금 생태계의 ‘공급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1993년 한국투자증권 IB 부서에 입사한 김 부사장은 지주 준법감시인, 한국투자파트너스 CIO, 카카오뱅크 부대표 등을 거쳐 지난해 말 11년 만에 증권사 IB 수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오랜만에 돌아오니 과거 리그테이블 중심의 IPO·회사채 경쟁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전반이 훨씬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구조로 바뀌어 있었다”며 “이제 IB를 단순한 ‘수수료 사업’으로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김 부사장이 취임 후 가장 강조한 키워드는 ‘선제적 딜 소싱’이다. 기업의 요청을 기다리는 대신 산업 변화와 제도 흐름을 연구해 최적의 조달 구조를 먼저 제안하는 방식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이 신종자본증권,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구조화 상품 비중을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의 조직 개편도 이 같은 철학이 반영됐다. 기존 기업금융부를 ‘IPO&성장금융부’로 재편해 비상장 단계부터 상장 이후 M&A, 추가 자금조달까지 아우르는 ‘장기 파트너십’ 체계를 구축했다. 그는 “상장은 기업 성장의 시작일 뿐”이라며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기업의 전 생애주기를 함께하는 일관된 서비스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주식을 활용한 조달 수단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호조 속에 유상증자와 주식관련사채(메자닌)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회사채 시장은 금리 변동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봤다.
산업 지형의 급변도 기회로 꼽았다. 김 부사장은 “인공지능(AI), 로봇 등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며 사업부나 자회사를 사고파는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며 “그에 따른 인수금융 기회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IB의 진정한 역할은 변화의 방향을 읽고 적응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스탠다드로 향하는 제도 환경을 정확히 해석하고 기업의 장기 전략에 맞추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