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 허브인 하르그섬을 집중 타격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유 수출항 푸자이라를 공격했다.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수행 중인 미국 중부사령부는 14일(현지시간) X 계정을 통해 “어젯밤 미군은 이란 하르그섬에 대규모 정밀 타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미군은 하르그섬에 있는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며 “해군 기뢰 저장시설들, 미사일 벙커들 그리고 여러 다른 군사 시설을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부의 산호초섬으로 연간 9억5000만 배럴을 처리하는 정유시설이 있어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책임진다. 면적은 서울 용산구 정도인 22㎢에 불과하지만 이란 정권의 경제적 생명줄이자 전쟁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중부사령부는 하르그섬의 “석유 인프라는 보존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 자체를 훼손하기보다는 호르무즈해협의 통항 재개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이번 공습이 이 섬을 장악하기 위한 미 지상군 상륙의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미 해병 2500명가량이 승선한 최대 3척의 군함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UAE 푸자이라 항구의 석유저장고를 이란 샤헤드 드론이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 푸자이라 항구는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하는 UAE 송유관의 종착지다. 이란은 또 중동 최대 물류 허브인 두바이 제벨알리 항구, 아부다비 할리파 항구 등을 공격 대상에 올리며 주민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