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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알짜 팔고 로봇 투자…현대모비스, 범퍼사업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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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알짜 팔고 로봇 투자…현대모비스, 범퍼사업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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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가 범퍼사업부문 매각에 나섰다. 올해 초 램프사업부문 매각 결정에 이은 두 번째 내연기관차 부품 사업구조 개편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선포한 ‘피지컬 인공지능(AI) 선도 기업’ 비전에 맞춰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전동화,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올초 범퍼사업부문을 매물로 내놓고 인수 후보자를 찾고 있다. 매각 대상은 북미 중국 유럽 등 해외 생산 설비와 판매 영업권 전부다. 매각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추산된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 대부분은 현대차와 기아에 납품한다.


    현대모비스는 그간 해외에서만 범퍼를 제조했다. 국내에선 생산을 중단한 지 오래다. 국내 판매 영업권마저 지난해 말 2차 협력사에 매각해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았다.
    수천억 실탄 확보 가능해져…로보틱스·전동화 등에 투입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현대모비스가 로봇 손 공급
    범퍼와 램프 같은 자동차 부품은 50년간 현대모비스의 성장을 이끈 주력 사업이다. 지금도 부품 제조 매출(지난해 기준 14조원) 비중이 23.2%에 이를 만큼 덩치가 크다. 글로벌 판매 3위인 현대자동차·기아라는 안정적 납품처도 쥐고 있다.

    이런 알짜 사업을 떼어내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금 변하지 않으면 낙오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내연기관 부품 생산에 안주하면 로봇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미래 신산업 경쟁에서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녹아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이 내건 ‘피지컬 인공지능(AI) 선도 기업’ 비전에 맞춰 부품 계열사 ‘맏형’인 현대모비스부터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출 5년 새 1.5배↑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와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외장 부품의 전략적 가치는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성능 차별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부품사들의 추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차종별로 디자인이 달라 대량 표준화가 쉽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지난 1월 매각 결정을 내린 자동차 램프 사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모비스가 두 부품 사업을 잇달아 매물로 내놓은 이유다.


    양호한 실적도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당긴 배경으로 꼽힌다. 한창 ‘잘 벌고 있을 때’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매출은 2021년 41조7022억원에서 지난해 61조1181억원으로 46.5%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2조401억원에서 3조3575억원으로 늘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수천억원의 실탄은 로보틱스와 전동화, SDV 분야에 집중 투입할 전망이다. 이들 사업은 현대모비스뿐 아니라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낙점한 미래 먹거리다. 그룹이 목표로 하는 피지컬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이들 기술의 고도화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내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핵심 협력사다.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관절에 한 대당 31개씩 들어가는 액추에이터(구동장치) 전량을 수주했다. 액추에이터는 전체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생산비의 20%를 차지하는 부품인 ‘그리퍼’(로봇 손)도 현대모비스가 우선 공급자로 논의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만 아틀라스의 설계 초안을 전달했다. 중국산 부품을 배제하기로 한 만큼 현대모비스의 역할은 더 커질 전망이다.
    ◇SDV·차량용 반도체에도 집중
    현대모비스는 차량 부문에서 SDV에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바퀴 달린 컴퓨터’로 불리는 SDV는 하드웨어 중심인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소프트웨어로 모든 걸 제어한다. 스마트폰처럼 운영체제(OS)를 통해 주행 성능과 편의 기능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한다.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려면 SDV가 꼭 필요하다. 테슬라의 모델3가 대표적인 SDV다.

    현대모비스는 여러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SDV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올 하반기 SDV 데모카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현대모비스는 2028년 이후 다른 글로벌 메이커를 대상으로도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선 네트워크 기능을 한 칩에 통합한 통신용 시스템온칩(SoC)과 배터리 안정화에 필수적인 배터리 모니터링 반도체(BMIC) 설계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그룹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7월 공작기계 사업부를 사모펀드(PE)에 3400억원에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수익성 높은 전통 사업을 과감히 떼어내고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양길성/박종관/김보형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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