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미국에 휴전 조건을 제시했다. 호르무즈해협과 걸프만 등에서 상선 공격을 확대하는 와중에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전쟁을 끝낼 유일한 길은 이란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불하며, 향후 침략 행위를 방지하는 확고한 국제적 보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언급한 ‘정당한 권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 권리를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해석된다. 배상금 지급은 이번에 처음 주장한 내용이다. 전쟁에 따른 피해를 미국과 이스라엘에 묻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종전을 위한 중재 작업도 본격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유럽과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이란 간) 비공식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은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하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종전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미국 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란에) 사실상 공격할 표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한 연설에서도 “우리가 이겼다”며 “(전쟁) 시작 한 시간 만에 끝났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일찍 떠나고 싶은 건 아니다”며 “우리는 임무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에 대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식의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