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3곳 중 2곳은 신규채용을 할 계획이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5곳 중 3곳이 채용계획이 있다던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직무 경험을 중심으로 채용하겠다는 기업도 늘어나 올해 채용시장은 '실무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기업·중견기업 취업자의 70% 이상은 관련 전공자였다. 전문가들은 직무 중심 채용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양질의 직무훈련·일경험 프로그램을 활용해 취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내리막길 걷던 신규채용 계획…올해 반등 '66.6%' "뽑겠다"
1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임직원 100명 이상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신규 채용 실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6.6%가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3곳 중 2곳이 신규 채용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다.신규채용 계획 비율은 2022년부터 내리막을 걷다 올해 반등했다. 2022년 72%, 203년 69.8%, 2024년 66.8%에서 지난해 60.8%로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해보다 5.8%포인트 증가해 올해 66.6%를 기록한 것이다.
최근 기업심리가 회복되면서 기업들의 채용 여건이 지난해보다 개선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기업심리지수(CBSI) 또한 지난해보다 올해 회복된 흐름을 보였다. 2022년 110.4에서 2023년 90.3, 2024년 90.3, 2025년 86.4로 줄어들다 올해 94.0로 올라섰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기업 체감경기 지표다. CBSI가 100을 넘으면 시장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100보다 낮으면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주로 수시채용을 계획했다. 수시채용만 실시하겠다는 응답은 54.8%로 가장 높았다. 다만 '정기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응답률 35%로 지난해 22.6%보다 증가했다. 수시채용, 정기공채·수시채용 병행, 정기공채 응답 중 유일하게 응답률이 늘어난 항목이다. '하이브리드형 채용' 방식을 선호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수시채용만 실시한다는 응답 비중이 늘었다고 경총은 분석했다.
신규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힌 건 '직무 관련 업무 경험'이었다. 67.6%는 직무 관련 경험을 중요 평가 요소로 꼽았다. 이어 소프트 스킬(인성·리더십 등) 9.2%, 대외활동 7%, 팀핏(협업 적합성) 6%였다. 기업의 72.2%는 올해 채용시장에서 예상되는 가장 주요한 변화로 '직무 중심 채용 강화'를 선택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기업 취업자 70% 전공 관련자…개발 직군 두드러져
실제로 지난해 대기업·중견기업 취업자 중에서는 전공 관련자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취업정보회사 제로베이스가 2025년 대기업·중견기업 취업자 분석한 결과, 전공자 비율은 77.6%였다. 이외 합격자 평균 스펙은 학점 3.9점(4.5 만점), 인턴 경험 0.9회, 자격증 2.4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학 성적은 토익스피킹 기준 IM 이상을 가진 비율은 78.2%였다.특히 IT 등 개발직군에서 전공자 합격 비율이 높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 클라우드·인공지능 등 개발 직군의 경우 합격자 중 97%가 관련 전공자였다. 반면 마케팅, 디자인, 기획 등 비개발 직군 합격자는 전공자 비율이 65%에 그쳤다.
다만 제로베이스가 지난해 취업준비생 413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중 84%는 비전공 직무를 희망했다. 특히 개발·데이터 직무에서 비전공 직무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테크 직무 취업준비자의 비전공자 비율은 88%였다.
채용 업계는 직무 경험을 쌓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제로베이스 관계자는 "최소한 자격 요건은 충족해야 하지만 직무 관련 경험, 전문성, 기업이 요구하는 특정 역량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하다"며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관련 실무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올해 조사 결과 ‘신규채용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작년보다 다소 늘어 채용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라며 "직무 중심 채용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아직 취업하지 않은 청년들은 기업이 제공하는 인턴십이나 양질의 직무훈련·일경험 프로그램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 훈련 비용 아끼는 것…개인·사회에 전가돼"
직무중심·수시채용 강화 기조에 대해 결국 사회적 비용이 더 늘어나는 결과가 초래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교육을 위한 투자를 안 하는 것으로 결국 개인이나 사회가 그 비용을 다 감당해야 한다"며 "개별 기업에 유익한 것이 사회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교육 훈련'"이라고 짚었다.
이어 김 교수는 "교육훈련은 과소공급된다. 수시 채용을 줄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공시제 등으로 기업의 행동을 유도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