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익사업으로 토지나 건물이 수용되는 상황에서 많은 토지 소유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보상금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보상업무를 수행하며 마주하는 현장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자주 접한다. 토지주 입장에서 보상금이 현실 가격보다 낮다고 느껴지거나 감정평가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을 느끼는 것도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토지보상 절차에서 ‘이의신청’은 거의 자동적인 다음 단계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일단 신청부터 해놓으면 보상금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보면 이의신청이 항상 유리한 선택은 아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실질적인 이득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감정평가는 관련 법령과 평가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며 이의신청 역시 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진행된다.
물론 감정평가가 항상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토지의 개별적인 특성이나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사례도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살펴보면 토지주가 느끼는 것처럼 감정평가 자체가 명백히 잘못되었다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실제 상담사례가 있다. 한 토지소유자가 보상금이 주변 시세보다 낮다고 판단하여 이의신청을 검토하고 있었다. 다만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우리 사무소에 보상금 이의신청의 실익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감정평가 자료와 인근 지역에 포진한 평가사례, 토지 매매사례를 분석해 보니 해당 토지의 개별적 특성이 이미 평가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어 있었다. 추가적인 증액을 기대할 만한 뚜렷한 포인트가 없는 상황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의신청을 진행하더라도 보상금이 크게 변동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회신했다.
보상금 규모는 수십억원대였고 토지소유자가 협의하는 조건으로 제시받은 금액과 이의신청 시 발생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한 선택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 해당 소유자는 이의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필자는 해당 지역의 보상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봤다. 실제로 이의신청을 진행한 다른 토지주들의 결과 역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상담을 요청했던 토지소유자는 사전에 감정평가 전문가의 객관적인 검토를 통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처럼 이의신청을 한다고 해서 보상금이 반드시 크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금액 변동이 거의 없거나 소폭 조정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면 이의신청 절차는 생각보다 길고 지루하다. 자료를 준비하고 검토를 거쳐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심리적인 피로감도 적지 않다.
토지보상에서 중요한 것은 토지주가 정해진 절차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사안에 따라 이의신청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도 있고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이미 평가 기준에 맞게 고려된 요소라면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이의신청 여부는 개별 토지와 부동산의 특성 및 해당 감정평가의 내용을 구체적이고 전문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효정 로안감정평가사사무소·토지보상행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