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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대기자·포기자가 한 묶음…'쉬었음 청년'도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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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대기자·포기자가 한 묶음…'쉬었음 청년'도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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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2년제 대학을 졸업한 A씨(29·인천시)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2년간 계약직으로 일한 뒤 6개월을 쉬고 다시 삼성그룹에서 2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전산회계 1급 자격증과 전사적자원관리(ERP) 회계 자격을 보유한 그는 기업이 앞다퉈 데려가려는 계약직 시장의 ‘갑’이다. A씨는 다음 계약까지 6개월 동안 실업급여를 받으며 독학으로 외국어를 공부할 계획이다. 반면 서울 명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B씨(33·서울시)는 지난해 건축설계사무소를 그만두고 부모님 집에서 용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학벌과 경력을 고려하면 어렵지 않게 재취업할 수 있지만 그는 당분간 구직활동을 할 생각이 없다.
    ◇ 2030 쉬었음 인구, 7개월째 70만 명대
    ‘쉬었음 청년’ 인구가 매월 70만 명을 웃도는 가운데 A씨같이 정부의 지원이 필요치 않은 사람과 B씨같이 다른 처방이 필요한 사람을 구분해서 정책을 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1월 고용동향에서 20·30대 쉬었음 인구는 76만 명으로 작년 7월 이후 7개월 연속 70만 명을 웃돌았다. ‘쉬었음’은 연로, 학업, 가사, 질병 등 명확한 사유 없이 경제활동을 중단한 비경제활동인구를 말한다.

    데이터처가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 통계에서 ‘취업 대기자’인 A씨와 ‘은둔형 청년 후보’인 B씨는 모두 쉬었음으로 분류된다. A씨와 B씨처럼 정반대 처방이 필요한 청년을 하나의 항목으로 묶다 보니 적절한 정책 대응이 어렵다는 게 쉬었음 통계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2023년 청소년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을 해본 경험이 있고 구직 의사도 있는 쉬었음 청년이 57%로 가장 많았다. 반대로 구직 의사가 없어서 사회 시스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쉬었음 청년의 비율도 35%에 달하는 등 쉬었음 청년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응답자의 주관에 따라 통계가 들쑥날쑥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A씨가 6개월간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두 달에 한 번은 이력서와 면접확인서를 제출하는 등 구직활동을 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고용동향에서 A씨는 구직활동을 한 달에는 실업자지만 하지 않은 달에는 쉬었음으로 분류된다.
    ◇ 비정규직 보호법에 왜곡된 통계
    노동시장 양극화가 쉬었음 청년 증가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년 2월 쉬었음 청년 인구가 급증하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0·30대 쉬었음 청년은 77만6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미 1월에 76만 명까지 늘어난 만큼 2월에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쉬었음 통계를 처음 작성한 2003년께만 해도 20대 쉬었음 인구가 급증하는 시기는 8월이었다. 연초 대기업 신입사원 공채가 끝난 뒤 8월에 대학 문을 나서는 ‘코스모스 졸업생’이 이듬해 공채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쉬었음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된 2007년부터 쉬었음 청년이 정점을 찍는 달이 2월로 바뀌었다. 2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을 의무화한 비정규직 보호법의 여파로 기업이 2년마다 계약직 근로자를 교체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업이 연초에 계약직을 채용하기 때문에 2년 계약이 끝나는 시점이 1~2월에 몰려 연초에 쉬었음 예비군이 대거 유입된다는 설명이다.



    재정경제부와 고용노동부는 조만간 쉬었음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청년 뉴딜’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기헌 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간 쉬었음 상태인 청년층과 이제 막 쉬었음에 진입하려는 청년층 등 여러 유형이 있는 만큼 맞춤형 지원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특히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쉬었음 청년을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영효/곽용희/이광식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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