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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홍콩 ELS '본보기식 제재'에 떠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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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홍콩 ELS '본보기식 제재'에 떠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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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각살우(矯角殺牛).’ 소의 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의미를 담은 사자성어다. 작은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치거나 망치는 상황을 가리켜 쓰는 말이다.

    최근 은행권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당국 제재가 교각살우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홍콩 ELS를 판매한 국민 신한 하나 농협 SC제일 등 5개 은행에 1조4000억원대 과징금을 의결했다. 은행들이 일반 투자자에게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고위험 파생상품인 홍콩 ELS를 판매해 대규모 손실을 입혔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은행이 불완전판매를 했다면 명백한 잘못이고, 법과 규정에 따라 처벌받을 일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금융권이 교각살우를 우려하는 것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5개 은행의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부당이득 규모는 1000억~1100억원 수준이다. 부당이득은 은행의 설명 의무, 적합성 원칙 위반 등과 관련한 판매 수수료 수익을 뜻한다. 1000억원이라는 부당이득 규모에 비춰볼 때 1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과징금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제재는 부당이득의 최대 두 배까지만 부과된다.


    은행권이 1조3000억원 규모의 자율배상을 끝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자율배상과 과징금을 합해 2조원대의 부담을 지는 게 과연 합리적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과도한 제재는 금융상품 판매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추후 제재 리스크가 우려되니 고위험 상품을 판매하지 말자’ 식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어서다. 실제 홍콩 ELS 사태가 발생한 뒤 국민 신한 하나 등은 지금까지 ELS를 팔지 않고 있다. 금융상품이 사라지면 투자자 선택지도 줄어든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추진하는 은행권의 경영 혁신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춘 생산적 금융이나 포용 금융에도 영향은 불가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상장 금융지주 계열사인데, 주주 이익에 충실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과징금을 낸 만큼 수익을 채우기 위해선 포용 금융을 줄이거나 위험이 큰 중소기업 대출을 소극적으로 내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은행권 과징금 규모는 이르면 오는 18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확정된다. 소비자 보호와 건전한 금융산업 발전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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