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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류시장을 읽는 시간 [이지스의 공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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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물류시장을 읽는 시간 [이지스의 공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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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03월 11일 09: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5년 자산시장을 이끌었던 동력은 명확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AI 기술 확산에 대한 기대 속에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밀려들었고, 주식·부동산·가상자산 전반의 가격이 올랐다. 2026년 봄, 그 근거들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불안정은 물류비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공급망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고율 관세와 산발적인 지역 분쟁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교역 환경은 비용과 불확실성이 동시에 높아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물류는 이 변화를 가장 먼저,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산업이다. 교역의 흐름이 막힐 때 그 신호는 물류시장에서 가장 먼저 포착된다.
    거래는 늘었지만, 온기는 쏠린다
    2025년 물류 거래시장은 예상보다 더딘 한 해였다. 연초 GIC의 경기도 광주 물류센터 매각을 시작으로 다양한 매물이 시장에 나왔지만,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로 거래는 좀처럼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말에 대형 거래가 집중되면서 거래량이 회복했다. 부동산컨설팅사인 세빌스에 따르면 2025년 물류센터 주요 거래는 약 5.7조 원 규모였다. 2026년은 여건이 나아졌다. 국민연금·우정사업본부 블라인드펀드와 재진입한 외국계 코어 자금 등 대기 자금이 쌓여 있다. 그러나 분위기가 고르게 뜨겁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리 상승으로 대주들이 우량 자산 위주로 자금을 집중하면서 저변 거래가 제약을 받고 있다. 최근 입찰 현황을 보면 우량 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가 뚜렷하고, 목표 가격에 미달하면 매각을 철회하거나 거래 구조를 바꾸는 사례도 적지 않다. 거시 불확실성이 의사결정을 늦추는 가운데,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온도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불투명한 저온창고, 공실 30~40%
    코로나 시기, 신선식품 온라인 구매가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감에 저온창고 공급이 단기간에 급증했다. 그러나 수요는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상온창고에 비해 임차인 풀이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약점이 공실 문제를 더 키웠다. 수도권 상온창고 공실률이 10% 내외로 해소된 반면, 저온창고는 30~40%를 상회한다. 렌트프리·TI 등 각종 인센티브를 반영해도 실질임대료는 기대 수준에 한참 못 미치며, 높은 운영비용까지 감안하면 상온창고와의 실질 수익성 차이가 사실상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냉동 설비 가동을 멈추고 상온으로 임대하거나, 아예 용도를 전환해 시간을 버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에너지 비용 상승 국면에서 고정 운영비가 높은 저온창고의 압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구조적 공급 과잉이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쿠팡에 균열이 생겼다
    쿠팡의 2025년 매출은 약 49조 원으로 전년 대비 14%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97% 급감했다. 2024년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MAU 약 127만 명이 이탈했고, 이탈 고객을 붙잡기 위한 방어 비용이 수익성을 직격했다. 파장은 기업 내부에 그치지 않았다. 유출 사태는 쿠팡의 독점적 시장 지위에 대한 사회적 경계심을 자극했고, 정부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진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더 주목할 것은 쿠팡의 자산 전략 변화 가능성이다. 2025년 하반기 추진한 남대전·인천·북천안 물류센터 유동화 3건은 기관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재무 지표보다 비재무적 리스크가 자본시장 접근성을 제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공격적인 인프라 확장 기조가 자산 효율화 중심으로 전환된다면, 대형 물류 거래 흐름 전반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균열이 곧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 시점에서 쿠팡의 로켓배송을 체감 수준에서 온전히 대체할 경쟁자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역설적으로, 쿠팡의 서비스 품질 해자가 얼마나 두터운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이탈 이용자의 반사이익은 네이버플러스스토어 등 국내 플랫폼으로 일부 분산됐지만, 같은 시기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 업체들 역시 이용자 감소를 겪었다. 결국 이번 사태가 재확인시켜 준 것은 하나다. 신뢰성과 서비스 일관성이 이커머스 고객 유지의 핵심 변수라는 사실이다.
    이제 '층고'가 아니라 '전력'이 자산을 가른다
    소비자 기대치는 이미 달라졌다. 오전에 주문한 신선식품이 저녁 식탁에 오르고, 밤 11시에 클릭한 생필품이 다음 날 아침 현관 앞에 놓이는 것이 당연한 풍경이 됐다. 빠른 배송에 감탄하던 시대는 지났다. 늦으면 불만이 따른다. AI가 재고 위치를 파악하고 자동 소터가 수천 개의 박스를 목적지별로 분류하는 자동화 인프라가, 쿠팡 로켓배송과 네이버 당일배송 경쟁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부터 의약품·고가품 특화 배송까지, 각 카테고리가 요구하는 정밀도는 높아지고 있으며 그에 맞는 설비를 갖춘 센터만이 우량 임차인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도 자산 평가 기준이 바뀌고 있다. 연면적·층고라는 전통적 스펙을 넘어, 전력 공급 용량, 자동화 설비의 하중 수용 여부, 냉장·냉동 설비의 확장 가능성이 미래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가 됐다. 지정학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 이커머스 구도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지금, 어떤 자산이 다음 사이클의 승자가 될 것인지를 먼저 읽어내는 안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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