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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의 올해초 매출 성장률이 처음 분석가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칩 수요는 여전하지만,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고급 스마트폰과 PC 용 칩수요 성장세가 부진해진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TSMC의 올해 1월과 2월 매출이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분석가들이 예상해온 33%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TSMC는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엔비디아 및 AMD의 칩 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전환하고 있다.
TSMC는 AI인프라 구축을 위한 글로벌 경쟁의 주요 수혜자이다. 그러나 컴퓨팅 허브에 필요한 첨단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저가형 메모리칩의 생산과 공급을 고갈시키고 있다. 거의 모든 전자 기기에 필수적인 저가형 반도체의 가격은 지난 몇 달 동안 몇 배로 급등해 기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찰스 슘은 “이번 부진은 AI칩 수요가 줄었다는 뜻이 아니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라 스마트폰과 PC 수요 약화로 관련 칩의 출하량이 감소된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TSMC의 분기 매출이 예상치 하단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이 올해 AI 분야에 6,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AI인프라에 들어가는 가속기를 공급하는 엔비디아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 전망치를 발표하고 분기 매출이 73%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연초 대비 2% 하락했다.
첨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데는 수백억 달러가 소요될 수 있으며, 전력망 운영업체, 자재 및 부품 공급업체, 자금 조달 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오라클과 오픈AI는 자금 조달 및 오픈AI의 요구사항 변화와 관련된 협상 지연으로 텍사스에 건설 예정이었던 플래그십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철회했다.
중국은행 국제지점의 분석가 스제호 응은 대만 달러 강세도 TSMC의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TSMC가 향후 성숙 단계에 접어든 반도체 생산에서 철수해 엔지니어링 자원과 클린룸 공간을 확보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와 AMD, 구글,아마존의 최신 첨단칩들이 TSMC에서 대량 생산에 들어가는 “하반기 판매 실적에 더 주목할 것”이라고 썼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