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694.17

  • 161.58
  • 2.92%
코스닥

1,160.57

  • 22.89
  • 2.01%
1/2

트럼프 "전쟁 곧 끝날 것"…'유가 하락' 강조하며 민심잡기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 "전쟁 곧 끝날 것"…'유가 하락' 강조하며 민심잡기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조만간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유가가 급락하고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마이애미 도랄 리조트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 후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주에 끝나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면서도 “매우 곧” 끝날 것이라고 반복했다.


    장기전으로 이어갈 생각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추가 공격의 여지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행사 연설에서 “여러 면에서 승리했지만, 충분히 이기지 않았다”고 했다. 얼마나 승리해야 충분한 것이냐는 기자회견 질문에는 “그들이 다음 날 핵무기 개발을 시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후 SNS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안에서 석유 흐름을 막는 조치를 취하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센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란이 국가로 재건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겠다”고 적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8일 공개된 CBS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이제 막 싸움을 시작했다”고 표현했다. 헤그세스 장관과 전망이 상반된다는 질문을 받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둘 다 맞다고 할 수 있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서 곧 발을 빼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시장은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한 발짝 물러난다) 트레이드’를 보였다. 전날 장중 배럴당 119달러선까지 치솟았던 서부텍사스유(WTI) 4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이날 주요 7개국(G7)이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겠다고 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곧 끝내겠다고 언급하면서 9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증시도 반색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83%, 나스닥 종합지수는 1.38% 각각 상승 마감했다.



    ○시장 안정 의지 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거의 완료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전쟁이 10일째에 접어들면서 유가가 폭등하고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자 한 발짝 물러서는 듯한 모양새다. 시장은 또 다른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한 발짝 물러선다)’ 트레이드가 재연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하루 동안 쏟아낸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다양한 발언들 중에서 “곧 끝날 것”이라는 대목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 “그들(이란군)은 해군도 없고, 통신도 없으며, 공군도 없다”면서 “초기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도 “군사적 목표를 완수하기 위한 큰 진전을 보고 있다”면서 “거의 완료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고 표현했다.


    증시가 마감한 후 시작된 공화당 의원 행사와 기자회견에선 좀 더 호전적인 발언도 있었다. “적을 완전히 결정적으로 패배시킬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거나 “여러 방면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 등이다. 이런 발언이 나올 무렵엔 유가가 잠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이후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혼란스러운 신호 속에서도 ‘시장 안정’이라는 메시지가 더 강하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지지율·증시·유가에 반응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증시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공격적인 태도를 거두고 한 발짝 물러서며 승리를 선언하기를 반복하곤 했다. 그런 그의 성향을 겨냥한 ‘타코 트레이드’도 성행했다. 증시가 폭락하는 순간에 매집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기존 정책에서 후퇴해 다시 장이 상승세로 돌아선다는 경험에서 나온 거래 방식이다.


    이번에는 지지율과 증시 외에 유가가 추가 변수로 작용했다. 지난 8일 NBC 뉴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응답의 비중은 54%로 작년 말보다 높아졌다. 특히 물가 대응에 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중은 62%에 달했다. 그는 “단기 유가 상승은 ‘아주 작은 대가’에 불과하다”고 치부했지만, 중간선거를 앞둔 입장에서는 지지율에 신경을 쓰지 않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8일 선물 시장에서 장중 120달러에 육박했던 유가는 이란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180도 돌려세웠다. 이날 오전 갑작스레 기자회견 계획을 추가한 것도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국제사회도 전쟁을 멈추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한 시간 가량 통화하면서 이란전 종전 방법 등에 관해 논의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외교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중국과 러시아, 프랑스 등 여러 나라가 휴전에 관해 연락해 왔다”고 밝혔다.
    ○“유가 하락 위해 제재 유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발언은 유가를 낮추겠다는 신호를 담고 있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항행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때가 되면 미 해군과 동맹들은 (석유를 실은) 탱커선이 해협을 통과하도록 호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미국에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 “중국 같은 나라를 포함한 세계 다른 지역을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그것(해협)을 장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유가 하락을 위해”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에 대한 제재 조치를 유예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평화로운 상황이 되면 아마도 제재를 다시 부과할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 러시아산 원유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전까지는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10달러 이상 낮은 값에 거래됐으나,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가격이 치솟아 되레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새 지도자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한 것에 대해선 “실망스럽다”면서 베네수엘라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내부 인물을 선호한다”고 말했지만,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제거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 주 기준 미국의 비축유는 4억1500만배럴 이상이다. 약 20일 이상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