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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인 한국, 해상풍력은 '미래 전략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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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인 한국, 해상풍력은 '미래 전략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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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ESG] 러닝 - 해상풍력




    한국은 명실상부한 에너지 다소비 국가다. 국가 전체 전력소비량은 세계 6위, 1인당 전력 소비량은 세계 3위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같은 위상과 달리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0% 내외에 머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에너지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시화된 오늘날,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상풍력은 단순한 에너지원의 하나가 아니라, 한국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한국 경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행 압박에 직면해 있다.


    이미 일부 수출 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계약 취소나 사업 축소를 경험하고 있으며, 한국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기업의 상당수가 단기간 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생에너지 수급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내 제조업의 해외 이전 가능성은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해상풍력, 새로운 산업 성장 동력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전망은 이러한 위기의식을 수치로 보여준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약 160기가와트(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필요하며, 2050년 RE100 최종 달성을 위해서는 최대 530GW에 달하는 설비 구축이 요구된다. 문제는 이를 감당할 현실적인 수단이다.

    태양광과 육상풍력은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한국의 지리적·환경적 여건상 한계가 뚜렷하다. 국토의 70% 이상이 산악지형인 상황에서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쉽지 않다.


    이에 비해 해상풍력은 한국이 가진 몇 안 되는 비교우위 자원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은 물론, 육상보다 안정적이고 질 높은 풍황을 확보할 수 있어 대규모 전원 구축에 적합하다. 관련 백서에 따르면 국내 해상풍력의 기술적 잠재량은 약 380GW에 달하며, 각종 규제를 감안하더라도 실제 설치 가능한 용량은 130GW 이상으로 분석된다. 이는 한국의 중장기 재생에너지 목표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불가피한 수단이다.

    해상풍력은 에너지 전환을 넘어 새로운 산업 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해양, 철강, 기계, 전기전자 등 기존 제조업과의 연계 효과가 크고, 글로벌 공급망 진입 가능성도 높다. 영국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영국 해상풍력 산업에 따르면 해상풍력 총 약 16GW 발전단지 운영만으로 4만 개의 직접고용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제조와 건설까지 포함할 경우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해상풍력 산업을 차세대 수출 산업으로 육성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 해상풍력에 거는 기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해상풍력의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2019년까지 2.5GW 설치라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2010년에 출발했지만 민간 주도의 무질서한 개발과 복잡하고 불확실한 인허가 절차, 인프라 부족, 지역 수용성 갈등이 누적되며 현재까지 설치 용량은 0.35GW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유럽 주요국과 비교할 때 현저한 격차를 드러낸다.



    이러한 한계를 인식한 정부는 해상풍력을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하고, 계획입지와 경쟁입찰을 핵심으로 하는 제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26일부터 시행된 해상풍력 특별법은 사업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이해관계자 갈등을 제도적으로 조정함으로써 보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상풍력 특별법이 본격 시행되면 계획입지 중심의 체계적 개발이 가능해지고, 사업 추진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인허가 절차의 획기적인 간소화다. 발전지구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 전기사업 허가 등 총 28개 법령에 따른 42개 인허가 사항이 일괄 의제 처리된다. 그동안 개별 진행되던 복잡한 절차가 통합되며 사업자 선정 이후 착공까지 최대 5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국제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변화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은 단순한 행정 효율화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투자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민간 투자 유입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관련 공급망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독일 역시 민간 주도 개발의 한계를 경험한 뒤 2016년부터 정부 주도 계획입지·경쟁입찰 체계로 전환해 현재 누적 9.5GW에 달하는 안정적인 시장을 구축했다.

    물론 제도 전환이 곧바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경험과 운영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해상풍력 선도국인 유럽 역시 수많은 실패와 조정을 거쳐 현재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요한 것은 늦은 만큼 더 빠르게 학습하고, 해외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다.

    해상풍력은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그리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다.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의 중심에 세워야 할 때다. 앞으로의 수십 년, 해상풍력 생태계 구축 여부가 우리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다.

    본 기고의 후속 편에서는 20년 이상 해상풍력에서 쌓아 온 RWE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입찰제도·경제성·송전망·지역수용성·공급망 등 핵심 이슈별로 해외 사례와 국내 상황을 비교하며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재두 RWE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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