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 한국 정부 기관을 사칭해 입국 수속 대행 수수료를 요구하는 불법 사이트가 발견돼 주중 한국대사관이 중국 당국에 삭제와 수사를 요청했다.
노재헌 주중대사는 10일 베이징 대사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포털 바이두에 대한민국 전자입국신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정부 기관을 사칭한 불법 사이트 2곳이 개설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들은 지난 4일 중국 국민의 민원을 통해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폐쇄되지 않아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 사이트 메인 화면에는 태극기 이미지와 함께 '대한민국 전자입국', '한국여행 지원' 등의 문구가 사용돼 공식 사이트처럼 꾸며져 있다.
입국 신고 대행을 명목으로 일반 처리 232위안(약 5만원), 급속 처리 510위안(약 11만원)의 수수료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사이트 하단에는 '한국 정부 및 주중 대사관과 무관하다'는 문구가 작은 글씨로 표시돼 있지만 전체 구성은 정부 사이트와 유사한 형태다. 한국 전자입국신고 서비스는 정부 공식 사이트에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6개 언어로 무료 제공된다.
대사관은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과 공안부 국가이민관리국, 외교부에 해당 사이트 삭제와 수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 전혀 관계없는 상업적 사이트이며 중국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다"며 "포털 측과 접촉해 최대한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법 사이트 등장 배경에는 방한 중국인 증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주중 공관에 따르면 올해 1월 방한 중국인은 44만237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지난달까지 발급된 방한 비자도 20만5580건으로 전년보다 34% 늘었다. 비자 신청이 하루 약 1000건에 달하면서 사증 업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 대사는 "한국 방문 관심이 높아지고 비자 신청이 급증하는 틈을 타 이런 사이트가 나타난 것"이라며 대사관 홈페이지와 위챗을 통해 주의를 당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