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이 ‘촘촘한 공공의료망’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서울 면적의 1.2배에 달하는 광활한 도농복합 지역임에도 변변한 공공의료시설 하나 없었던 울주군이, 군립병원 개원을 필두로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속도를 내고 있다.이순걸 울주군수(사진)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행복한 울주를 만들기 위해 군민 한 명 한 명에게 실질적으로 닿는 맞춤형 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핵심은 올 상반기 개원을 목표로 하는 울주 군립병원이다. 이 군수는 “군립병원은 단순한 의료기관이 아니다”라며 “오랜 의료 공백을 메우고 군민의 건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상징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간과 비용 부담 없이 누구나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공의료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울주군 남부권의 의료 현실은 열악했다. 원자력발전소와 국가산업단지를 끼고 인구 8만여 명이 거주하는 이 지역엔 병원급 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응급 상황이 생기면 인근 타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현실이 수십 년째 이어져 왔다.
울주군은 이런 남부권 의료 공백을 빠르게 메우기 위해 속도전을 택했다. 신축 대신 온양읍의 옛 온양보람병원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단축했다. 상반기 준공 후 시범운영을 거쳐 정식 개원할 예정이며, 그전까지 의료 인력 채용, 장비 설치·시운전,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울주병원은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24시간 응급실을 비롯해 건강검진센터·인공신장실·물리치료실·수술실 등을 갖춘다. 응급의학과·내과·외과·정형외과·신경과·가정의학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등 8개 진료과로 운영을 시작하며, 병상은 개원 시 55개로 출발해 향후 최대 100개까지 늘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
울주군의 공공의료 행보는 병원 개원에 그치지 않는다. 2024년부터는 울산 최초로 전 군민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지난해 6월부터는 50세 이상 군민에게 대상포진 예방접종도 지원하고 있다.
언양·삼남·삼동·웅촌·상북 등 외곽 지역에서는 군과 지역농협·병원이 손잡고 한방진료·물리치료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이 군수는 “공공의료는 경제적 논리만으로 따질 수 없는 영역”이라며 “어디에 살든 차별 없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기본 책무”라고 말했다. 그는 “출생부터 노후까지 책임지는 공공의료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울주군을 전국적인 모범 모델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