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로 도약 중인 용인특례시가 출산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젊은 인구 유입이 늘어난 데다 임신·출산·육아 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10일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용인특례시의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은 최근 3년 연속 상승했다. 출생아 수는 2023년 4941명에서 2024년 5219명, 2025년 5800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합계출산율도 같은 기간 0.74명에서 0.78명, 0.85명으로 높아졌다.
경기도 내 순위도 상위권이다. 출생아 수 기준으로 화성(8000명)과 수원(7000명)에 이어 세 번째며, 합계출산율 역시 전국 평균(0.8명)과 경기도 평균(0.84명)을 모두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젊은 인구 유입을 출산율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용인특례시에서는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가 600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동시에 추진된다. 두 기업의 투자 규모를 합치면 960조원에 이른다.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따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램리서치코리아, 도쿄일렉트론코리아, ASML코리아 등 100여 개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확정한 상태다.
산업 생태계 확대는 자연스럽게 젊은 인구 유입으로 이어졌다. 2024년 기준 용인 전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25~39세가 4227명으로 가장 많았고, 40~49세 1314명, 15~24세 612명이 뒤를 이었다.
특히 반도체 산업단지가 자리한 처인구의 인구 유입이 두드러졌다. 처인구 전입자는 총 1만3039명이었다. 시는 반도체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상주 근로자만 약 14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동·남사읍 일대 신도시 조성까지 본격화하면 인구 유입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용인특례시는 산업 성장과 함께 임신·출산·육아 정책도 강화한다. 시는 임신지원금 지급 기준을 완화해 신청일 기준 180일 이상 거주 요건을 폐지했다. 현재는 용인에 주민등록을 둔 임신 20주 이상 임신부라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다.
제도 완화 효과도 가시화했다. 2026년 1월 임신지원금 지원 인원은 542명으로, 제도 개선 전인 2025년 12월 대비 10.4% 늘어났다.
생활밀착형 정책도 도입했다. 용인특례시는 임신·출산·육아 관련 정보를 담은 ‘아이 케어북’을 임신부 가정으로 직접 배송한다. 아이 케어북에는 임신·출산 지원금, 예비부모 건강검진, 보육료, 아이돌봄서비스, 입학준비금 등 생애주기별 7개 분야 139개 지원사업이 수록됐다.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현금성 지원도 확대했다. 첫째 아이 기준으로 임신지원금 30만원, 경기도 산후조리비 50만원, 출산지원금 30만원, 첫만남이용권 200만원, 부모급여와 아동수당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둘째 이상 출산 가정에는 지원 규모가 더욱 커진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출산율 반등은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없앤 결과”라며 “용인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반도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9년부터 법인지방소득세가 크게 늘어 재정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늘어난 재정을 임신·출산·육아 정책과 생활 인프라 확충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인=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