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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인 재발 부르는 뇌세포 찾았다…마약 중독 치료 길 열려" [최영총의 테크 총총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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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인 재발 부르는 뇌세포 찾았다…마약 중독 치료 길 열려" [최영총의 테크 총총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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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중독은 오랫동안 전전두엽 기능 저하 정도로 인한 증상 정도로 설명되면서 '의지력' 여부의 문제로 다뤄졌다. 그러나 한미 공동 연구진이 재발의 원인이 단순 뇌기능 저하를 넘어 특정 신경세포 회로의 불균형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현재 대증요법 수준에 머물던 마약 중독 치료가 특정 미세 부위를 겨냥한 표적 치료 전략으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백세범 KAIST 뇌인지과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임병국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 교수 연구팀과 함께 전전두엽 내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가 코카인 중독 행동을 조절하는 핵심 원리를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에 지난달 26일 게재됐다.



    뇌는 전전두엽 피질 내 흥분 신호와 억제 신호가 균형을 이뤄야 충동을 억제한다. 이에 우선 연구팀은 코카인을 실험용 쥐에 수 주간 노출시키며 이 균형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확인했다.

    실험 결과, 쥐가 코카인을 찾으려 할 때마다 전전두엽 피질 내 억제성 신경세포의 약 60~70%를 차지하는 파발부민(PV) 세포가 활발하게 작동했다. PV 세포는 뇌에서 다른 신경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신경 신호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쥐가 더 이상 코카인을 찾지 않도록 훈련시키자 PV 세포의 활동은 다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어 PV 세포 활동을 인위적으로 억제한 결과 쥐의 코카인 탐색 행동은 크게 감소했고, 반대로 활성화시키자 약물을 다시 찾는 행동이 이어지는 것을 밝혔다. PV 세포의 활동 양상이 중독으로 인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조절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는 설탕물 같은 다른 보상에는 나타나지 않았고, 코카인 반응에서만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전전두엽에서 시작된 신호가 보상과 관련된 핵심 뇌 영역인 복측피개영역(VTA)의 보상회로로 전달되며, 이 경로가 마약을 다시 찾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중독 행동 조절의 핵심 통로라는 점도 규명했다. 이때 다른 억제성 신경세포가 아닌 PV 세포가 해당 기작의 신호를 조절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PV 세포의 흥분 억제성 연구 등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코카인 중독과 연관성을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 교수는 “전전두엽 기능 저하 정도로 설명되던 이전 연구들을 더 구체적인 수준에서 밝혀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단순히 PV 세포만 억제한다고 치료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전전두엽 피질은 흥분 신호와 억제 신호가 균형을 이뤄야 충동을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특정 세포만 건드리면 전체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도 이어갈 방침이다. 백 교수는 “환자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다시 약물이 들어왔을 때는 억제성 신경세포 등의 기능이 망가져 있을 수 있다”며 “코카인 외 다른 약물에 대해서도 장기간에 걸쳐 연구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등 마약 중독을 치료하는 약물은 없지만 글로벌 빅파마들은 알코올·약물 중독 치료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그 중 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GLP-1' 계열 약물이 마약 중독 치료에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쾌감, 즐거움과 관련된 도파민 분비를 억제해 식욕을 억제하는 비만 치료제를 활용해 니코틴이나 마약 재발도 억제할 수 있다는 원리다. 실제 미국 워싱턴대 의대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일 제2형당뇨병을 가진 미국 퇴역군인 60만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 GLP-1 약물 치료제가 다양한 중독 물질로 인한 위험을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데이비드 릭스 일라이릴리 최고경영자(CEO)도 2024년 말, 자사 비만 치료제인 제프바운드를 활용해 알코올, 마약 중독 치료제 개발 연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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