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개발 이익이 1460여 명의 소유주에게 온전히 돌아가는 '가장 투명하고 성공적인 도심 물류 재개발의 표준'을 만들겠습니다.”
강성태 서울 금천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 조합장은 9일 "시흥유통상가의 변화는 단순한 노후 상가 재건축을 넘어 금천구의 지도를 통째로 바꾸는 사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서남권 산업자재 유통의 핵심인 금천구 시흥유통상가가 총사업비 5조원 규모의 '미래형 첨단 콤팩트시티'로 환골탈태한다. 로봇 택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포함된 물류시설과 상업지구, 1600가구 규모의 주거 단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앞서 사업을 시작한 양재나 서부트럭터미널 등은 대기업·신탁사 주도의 물류단지 개발이었다. 반면, 시흥유통상가는 국내 최초로 토지 등 소유주가 직접 사업의 주도권을 쥐는 '조합 방식'을 채택했다.
시흥유통상가 재개발 사업은 오랜 기간 부침을 겪었다. 강 조합장은 "10여 년 전부터 '법인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는 사람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이익 배분이나 사업 추진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소유주의 불신 속에 모두 포기하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22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주도해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사업 시행자에 조합을 추가해 분위기가 달라졌다. 조합 방식 사업이 가능해지면서 지난해 9월 70.29%의 동의율을 확보해 조합설립인가까지 이어졌다.
강 조합장은 조합 방식의 가장 큰 무기로 '주인 의식'과 '이익 환원'을 꼽았다. 그는 "대기업이나 신탁사가 주도하면 개발사의 수익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오랜 세월 이곳에서 생업을 이어온 상인의 생생한 목소리와 실질적인 니즈를 설계와 운영 계획에 직접 반영할 수 있다"고 했다.
조합이 그리는 밑그림은 단순한 주상복합을 넘어선 '직주근접형 콤팩트시티'다. 과거의 어둡고 복잡한 유통상가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고, 물류와 상업, 업무, 주거가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서울 서남권의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강 조합장은 "대형 물류 차량은 철저하게 지하로만 진출입하도록 동선을 100% 지하화하고, 지하 공간 내 하역장과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연계해 차량 대기 시간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 공간과 주거·상업 시설은 일반 입주민과 방문객 전용으로 쾌적하게 조성된다. 저층부에는 유동인구를 끌어들일 대형 핵심 점포를 유치하고, 지상에는 지역 주민을 위한 대규모 친환경 입체 공원과 문화 광장이 들어선다. 주거 시설 역시 법적 상한 용적률을 최대한 활용해 하이엔드 아파트와 1인 가구를 위한 오피스텔 등을 조화롭게 배치할 예정이다.
예상 사업비만 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기 위한 치밀한 수익성 확보 전략도 세웠다. 그는 "물류와 상업, 주거의 '황금 비율'을 찾아 일반분양의 분양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여기에 설계 초기 단계부터 불필요한 변경을 막고 원가를 절감하는 가치공학(VE) 설계를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정비사업의 가장 큰 뇌관인 임차 상인 이주 문제에 대해서도 쐐기를 박았다. 조합은 지난 1월 15일,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과 '입점주 및 세입자 이주 대책과 이주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강 조합장은 "단순히 내쫓는 개발이 아니라 임차 상인이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주 단지를 모색하는 상생 모델을 구축해 갈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조합은 다음 행정적 관문인 서울시의 '도시첨단물류단지 계획 승인' 신청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강 조합장은 "올해 안에 서울시 승인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신속한 인허가와 사업 기간 단축으로 금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분담금을 낮추는 최선의 방안인 만큼 이후 건축심의 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3~4년 내 착공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