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억원 ‘키 맞추기’ 현상 강화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아이파크’(2264가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손바뀜 11건이 일어났다. 이 중 10건이 14억원대에 거래됐다. 38층 물건은 14억8400만원에 매매계약을 맺었다.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1562가구) 전용 116㎡는 이달 14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8건은 이 같은 ‘15억원 이하’ 거래인 것으로 알려졌다.정부가 작년 ‘6·27 대책’을 통해 가격대별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차등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때 최대 6억원을 빌릴 수 있다. 15억~25억원이면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 가능하다. ‘최대 대출’이 가능해 자금 조달 우려가 비교적 작은 15억원 이하 물건에 매수가 몰리고 있다. 자연스레 이 가격대 물건이 많은 서울 외곽에서 거래가 활발할 수밖에 없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노원(547건), 성북(299건), 은평(246건) 등 순으로 많았다.
문제는 기존에 10억원대 초중반에서 거래되던 외곽 아파트 몸값이 15억원으로 키 맞추기를 해 매매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기준 강남(-0.07%), 송파(-0.09%), 용산(-0.05%) 등지의 아파트 가격이 내려갈 때 동대문(0.20%), 성북(0.19%), 노원(0.12%) 등은 크게 올랐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가격 상승이 막 시작된 외곽·중저가 지역은 전·월세 매물 감소 추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고 무주택자 등 실수요 유입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산시티 몸값, 6억원대
외곽 지역에서는 여전히 10억원 미만에 구매할 수 있는 대단지가 적지 않다. 지난달에만 22건이 거래된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3830가구)가 대표적이다. 가장 최근에 전용 84㎡ 25층 물건이 6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우이신설선 솔샘역 역세권이라 도심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직주근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원구 내 소형 재건축 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2830가구)에선 지난달 13건의 거래가 발생했다. 전용 49㎡ 기준 실거래가는 4억8000만~6억원에 형성돼 있다.‘상계주공6단지’(2646가구) 전용 59㎡는 지난달 7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상계동 일대 단지는 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학원가가 가깝다는 점 때문에 학부모 사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뚜렷한 월계동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은 가격대가 좀 더 높다. 하지만 아직 10억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다. 미성 전용 50㎡는 지난달 9억8000만원에 팔렸다. 미륭 전용 51㎡는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면적이 좀 더 큰 삼호3차 전용 59㎡는 최근 실거래가가 11억원에 달한다.
대형 평형이 10억원 미만인 단지도 있다.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4509가구) 얘기다. 전용 152㎡ 5층 물건이 지난달 9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132㎡ 실거래가도 9억원 선이다. 성신여대입구역(4호선·우이신설선)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초등학교도 가깝다. 한강 이남에선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관악구가 주목을 끈다. 봉천동 ‘관악드림타운’(3544가구) 전용 59㎡가 올해 들어 총 5건 손바뀜했다. 모두 9억원대 후반이었다. 5억원으로 전용 44㎡를 구입할 수 있는 구로구 구로동 ‘구로두산’(1285가구)도 인기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과 가깝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