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244.20

  • 340.67
  • 6.1%
코스닥

1,099.93

  • 54.74
  • 4.74%
1/2

거장의 ‘거실’에 초대받은 문지영, 쉬프와 슈베르트로 호흡하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거장의 ‘거실’에 초대받은 문지영, 쉬프와 슈베르트로 호흡하다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h2 data-path-to-node="2"></h2>‘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거장 안드라스 쉬프(73)에게 영국 런던의 위그모어홀은 각별하다. 그는 이곳을 "나의 거실(My living room)"이라 부를 정도로 큰 애정을 갖고 있다. 쉬프는 이 실내악의 성지에서, 매 시즌 런던 관객들과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듯 안부를 주고받는다.

    지난 6일(현지시간), 이 특별한 ‘거실’에 피아니스트 문지영(31)이 초대받았다. 스승과 제자로 연을 맺은 두 연주자가 한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아 슈베르트의 선율을 빚어낸 것이다. 공연 직후, 런던에 머물고 있는 문지영과 화상으로 만났다.




    천상의 소리, 위그모어홀


    문지영은 여전히 공연의 여운 속에 있었다. 듀오 공연 사흘 전 객석에서 지켜본 쉬프의 독주회는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세계 곳곳에서 좋은 소리를 많이 들어봤지만, 위그모어홀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특별했어요. 피아노와 홀, 소리가 마치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처럼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공간이더라고요."

    문지영과 쉬프의 인연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부조니 콩쿠르 우승 이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거처를 옮긴 뒤, 베를린 다니엘 바렌보임-사이드 아카데미에서 쉬프의 수업을 들으며 그의 제자가 됐다. 1년간 가르침을 받았고, 이후에도 쉬프의 제안으로 무대에 함께 서 왔다. 슈베르트의 '1피아노 4핸즈(1대의 피아노에 2명의 피아니스트가 나란히 앉아 연주)'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생님께서 지난해 여름 저의 무대를 보시고는 '슈베르트 4핸즈 작품들을 정말 사랑하는데, 그동안 함께 치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며 먼저 제안해 주셨어요. 그런데 그 첫 무대가 위그모어홀이라니, 꿈만 같았죠."

    슈베르트의 인간미


    이번 공연은 오롯이 슈베르트로 채워졌다. 당일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쉬프의 철학에 따라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고서야 여정을 알 수 있었다. 평화로운 선율의 '론도 A장조'로 포문을 연 두 사람은, 삶의 격동을 담은 '인생의 폭풍'을 지나 슈베르트 듀오 무대의 백미인 '판타지 F단조'로 하이라이트를 연주했다. 특히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판타지의 선율은 위그모어홀의 공기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슈베르트는 베토벤이나 바흐와는 다르게 인간 삶의 유약함(Fragility)과 한도 끝도 없는 슬픈 아름다움이 공존해요. 연주자의 지극히 인간적인 면, 그중에서도 섬세함과 연약함 없이는 닿을 수 없는 세계죠."




    거장과의 호흡



    무대 위에서 직접 경험한 쉬프의 음악은 '인간적'이었다. "선생님의 슈베르트는 무엇보다 인간적이에요. 어떠한 과시나 경직됨 없이 마음에서 손끝으로 우러나오는 편안함이 있죠." 문지영은 거장과 나란히 앉아 연주하는 매 순간이 "배움"이었다고 고백했다. 옆자리에서 느껴지는 스승의 호흡과 몸짓이 언어를 넘어서는 강렬한 가르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문지영에게 쉬프는 음악적 스승을 넘어 삶의 멘토다. 음악 자체를 넘어 음악가로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파리에 거주하고 있는 문지영은 파리 생활에 만족감이 매우 크다고 했다. 미술 애호가인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루브르 박물관, 오랑주리 미술관 등에 들르고, 드뷔시나 라벨, 포레 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에서도 큰 영감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국내 활동도 많이 늘릴 예정이라는 그는 4월 21일부터 열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무대에서 국내 관객과 만난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