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을O, 하쌍O…. 법원에 접수된 개명 신청 사례다. 이름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은 평생 이름을 갖고 살아간다. 그런데 욕설이나 비속어를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이름이 지어진다.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현재 한국에서는 신생아에게 부적절한 이름을 지어줘도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명 절차도 까다롭다. 이름을 바꾸려면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개명 허가를 신청해 법원의 결정을 받아야 하고, 이후 주민센터에 신고해야 한다. 미성년자가 개명하려면 부모(법정대리인)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만약 법정대리인이 거부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부적절한 이름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고 정서적으로 상처받기도 한다. 당사자에게 큰 고통을 줄 뿐 아니라 개명 과정에서 행정력이 낭비된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동사무소 등에서 부적절한 이름에 대해 출생 신고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욕설·비속어 작명 금지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가결돼 시행된다면 욕설이나 비속어 등이 연상되는 이름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줄어들고, 행정력 낭비도 줄일 수 있다.
이미 여러 나라가 부적절한 이름을 규제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독일에서는 신생아 이름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관할 공무원이 이름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미국 대부분 주에서는 욕설이 담긴 이름을 등록할 수 없다. 잘못 지은 이름으로 아이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규제가 필요하다.
안혜인 생글기자(위례한빛중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