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이 혁신기업의 기업공개(IPO)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중복 상장 논란 등으로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이 위축되자 한국거래소가 실적보다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상장 심사 방식을 바꾸고 있어서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는 실적을 감안해 코스닥시장 기술특례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던 과거와 다른 방향이다. 리벨리온은 조만간 상장할 시장을 정하고 올해 6~8월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리벨리온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은 거래소의 심사 기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지금까지 거래소는 적자 기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해 왔다. 이 시장에는 주로 안정적인 실적 기반을 갖춘 기업이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계열사의 신규 상장에 잇달아 제동이 걸리면서 이 같은 태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사가 줄어들며 시장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상장한 케이뱅크를 마지막으로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를 밟는 기업은 없다. 상장을 추진하던 LS그룹의 에식스솔루션즈도 중복 상장 논란이 불거지자 공모 절차를 자진 철회했다.
이 때문에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라면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성장성을 중심으로 상장 가능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래소 내에서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벨리온 외에 업스테이지, 퓨리오사AI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기업이 유가증권시장행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전통산업 중심이던 유가증권시장 IPO가 중복 상장 논란을 계기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