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지난달 22일 막을 내렸으나, '역대급 중계 흥행 실패', '쪼개기 구매' 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주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사실상 JTBC의 독점 중계를 방치하고, 올림픽 중계권 중재와 시청권 보장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국 출신 인플루언서 레이첼에너지(황유진)가 독점중계 과정에서 나온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일상적 영어 표현과 브이로그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다. 특히 '요즘 애들이 쓰는 힙한 영어 표현' 릴스 시리즈로 10~20대 사이에서 유명세를 얻었다.
레이첼에너지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치적 성향 문제가 아니라 찍을까 말까 조심스러웠다"면서 "독점중계를 했으면 비인기 종목도 보여줬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레이첼에너지는 "패럴림픽 판권 왜 안 샀나"라며 "패럴림픽 선수는 국가대표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올림픽 시청권은 공공재기 때문에 문체부는 보편적 시청권 보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현안 질의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 특정 방송사의 중계권 독점으로 인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심각하게 훼손된 사태를 강하게 질타하며 올림픽 등 세계적 스포츠 행사의 중계를 '공공재'로 재정립할 것을 촉구했다 .
JTBC는 '밀라노 -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중계권을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독점 확보했으나 단독 중계로 진행된 이번 대회 개막식 시청률은 고작 1.8%에 불과했다.
조 의원은 JTBC 가 현행 방송법상 유료 방송 가입 가구가 90% 이상이라는 이유로 '보편적 시청권' 요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했으나 매달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 방송과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는 근본적으로 다른 제도적 허점 또한 지적했다.
조 의원은 지상파 방송과 OTT, 뉴미디어를 포함한 '코리아 풀 (Korea Pool)' 을 조속히 확대 구성하고, 스포츠 행사 중계가 특정 사업자의 독점 상품이 아닌 국민의 공공재로 복원될 수 있도록 문체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주문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7년간 문체부 또는 문체부 장관이 올림픽·월드컵 중계권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에 공식 의견을 제출한 사례는 '0건'이었다. 방송법 제76조 제2항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 경기 대회를 고시하는 과정에서 문체부 장관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문체부가 관련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 밀라노 동계 올림픽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가를 대표해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붐업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홍보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지난달 13일 JTBC는 쇼트트랙 중계 중 스노보드 최가온 선수의 금메달 획득 장면을 생중계하지 않고 자막으로 처리해 논란이 됐다. 또한 JTBC가 뉴스 보도용 영상 사용을 '일일 4분'(경기당 최대 2분)으로 제한하면서 지상파 3사에서 시청권 침해 우려가 제기됐다.
논란은 7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JTBC가 2019년 이번 동계 올림픽과 6월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은 확보했지만, 패럴림픽 중계권은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올림픽·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할 경우 패럴림픽도 함께 중계하는 관행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른바 '쪼개기 구매'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JTBC는 이에 대해 "패럴림픽과 관련해 별도의 구매 제안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패럴림픽 중계는 공영방송 KBS가 맡는다.
조 의원실은 "문체부가 JTBC의 패럴림픽 중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행정 지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는 2022년과 2025년 두 차례 장애인 체육과를 통해 패럴림픽 중계 확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지만, JTBC의 올림픽 독점 중계와 관련한 별도의 의견은 포함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최근 "패럴림픽의 낮은 시청률과 중계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방송 사업자의 반대 의견이 있었고, 이에 따라 고시 및 행정 지도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조 의원실에 제출했다.
지난 2월 6일부터 17일간 열린 동계올림픽은 62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파 중계 없이 치러진 올림픽으로 기록됐다.
개막식 시청률은 1.8%에 그쳐, 2022년 지상파가 공동 중계한 베이징 올림픽 합산 시청률(18%)이나 2010년 SBS가 단독 중계한 밴쿠버 올림픽(11.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