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가 토허제·대출 규제 무력화”
5일 당정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지난해 10월15일 이후 발생한 아파트 경매 거래 가운데 이상 거래를 선별할 수 있을지 검토중이다. 금융권 대출 없이 개인 간 소액 대출 등을 이유로 강제경매로 넘어간 물건과 소유주와 낙찰자가 특수 관계인 경우 가운데 일부 통정 가능성이 거론돼서다. 경매를 통해 아파트가 손바뀜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도 실거주해야 할 의무가 없다. 이 때문에 이른바 갭투자의 우회 통로로 경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광명 하남 의왕, 성남 분당·수정·중원구, 수원 영통·장안·팔달, 용인 수지구, 안양 동안구 등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지지옥션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2월까지 서울에서 강매경매 개시가 결정된 집합건물(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은 4242건이다. 지난해 12월 1042건까지 늘어난 이후 2월에는 665건이 강제경매로 넘어왔다. 서울 내 아파트만 놓고 봤을 때 같은 기간 경매가 진행된 물건은 982건으로 이중 약 41.5%(408건)가 낙찰됐다. 다만 경매 신청 후 진행까지 4~6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상반기 신청된 건들이 순차적으로 개시된 물량이다.
경매시장에서 토허제 우회 목적의 거래가 이뤄졌다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하는 ‘업계약’ , ‘이면계약’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개시장에서 낙찰을 받으려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야 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간 입을 맞춰 경매를 통한 거래가 성사되려면 높은 가격으로 낙찰받고 차액은 현금 등으로 되돌려주는 방식 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매도-매수자 간 상당한 신뢰 관계가 있어야 하고 제3자가 낙찰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았다면 개인 간 통정 거래를 했을 때 문제 삼을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경매로 집을 넘기기 위해 금융권 채무를 고의로 갚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풀 꺾인 서울 아파트 경매 열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수요가 몰렸던 경매 시장은 최근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쏟아지며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97건을 기록했다. 이 중 44건이 주인을 찾아가며 낙찰률은 45.4%를 나타냈다. 전달과 비교해 낙찰률은 1.1%p 상승했지만, 낙찰가율은 6.1%p 하락했다. 여전히 낙찰가가 감정가를 웃돌기는 하지만 매물 공급이 늘면서 폭주하던 기세는 한풀 꺾였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 102.3%로 100%를 넘긴 이후 1월에는 107.8%까지 치솟았었다.
5월9일부로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가 종료되자 급매물과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어 경매로 향하던 투자 수요가 다시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설 연휴 전인 2월 둘째 주(9~13일) 103.0%였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넷째 주(19~27일)는 97.2%로 하락 조정됐다. 보유세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도 경매시장 참여 열기가 한풀 꺾인 이유로 꼽힌다.
한편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경매시장에서도 대출이 수월한 15억원 이하 중저가 거래가 활발하다. 지난달 낙찰가율 상위 10개 단지 중 8곳이 비강남권 단지였다. 낙찰가율 1위는 성동구 응봉동 금호현대 전용 60㎡(8층)로 감정가 9억3000만원의 165.2%인 15억3619만원에 매각됐다. 응찰자는 44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