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은행 등을 계열사로 둔 농협금융지주의 성격을 상업 금융에서 협동조합 금융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이를 위해 금융지주를 매각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농협이 현재 5대 금융지주 체제에서 농민 조합원 중심의 협동조합 금융이라는 설립 취지가 약화됐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금융지주 매각, 신용사업연합회 전환 검토해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개혁의 바람직한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4일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진도 충남대 명예교수는 "농협 금융지주는 사실상 일반 상업금융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협동조합 금융이라는 본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협 금융지주 구조개편 방안으로 △매각 후 자본금을 상호금융연합회·경제사업연합회에 배분하는 방식 △신용사업 중심 연합회로의 전환 △현 구조를 유지하되 관계를 재설정하는 방안 등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금융지주를 유지할 경우에는 주식회사 형태의 금융지주를 '신용사업연합회'로 전환해 지역조합 공동 소유 구조로 바꾸고, 금융 수익을 경제사업과 조합 지원에 활용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박 교수는 "농협이 금융지주 체제를 유지하면서 상업금융을 확대해 온 것은 협동조합 금융의 취지와 거리가 있다"며 "금융사업의 수익이 농업과 조합 지원으로 환원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앙회가 사업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인적 분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완전히 배제하고, 금융지주 통해 모으는 배당금 지원금을 중앙회가 개입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중론 편 농림부

임미애 의원은 "농협이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이라는 본래 역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농협 구조 개편과 관련한 논의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18건의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국회 농해수위는 이르면 오는 11일 농림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은 뒤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관련 안건을 심사할 예정이다.
주무 부처인 농림부는 지난 1월 30일 농협개혁추진단을 구성해 개혁안을 마련 중이다. 이르면 이달 내 개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김세진 농림축산식품부 과장은 "경제 사업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어떤 조직 구조 변화가 있더라도 조합원들에게 실질적으로 이익을 환원하거나 실익을 제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용 이익이 경제 사업 쪽으로 흘러들어가는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