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락장 속에서 '저가 매수'를 외치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과감하게 베팅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시험대에 올랐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이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며 이들 '전투 개미'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 개인 순매수 1위와 2위에 지수 상승 시 2배 수익을 내는 'KODEX 레버리지'(4625억원)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310억원)가 나란히 올랐다. 중동 정세 불안과 외국인 매도 폭탄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이 곤두박질쳤지만, 개인 투자자는 이를 오히려 공격적인 매수 기회로 삼았다.
반도체주에 대한 믿음도 굳건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에 1346억원이 순유입되며 4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TIGER 반도체TOP10'(1295억원)이 이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방어형 ETF에 대한 매수세도 강해졌다. 지수 흐름을 따라가면서 월배당을 지급하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691억원),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는 'ACE KRX금현물'(185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증시 대비 낙폭이 컸지만 시중 자금은 여전히 '국장'을 향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2조1870억원 급증한 데 비해 해외 주식형은 518억원 감소했다. 공모펀드를 포함해도 마찬가지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2316억원 늘어난 사이 해외 주식형은 770억원 줄어들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문제는 앞으로의 장세다. 이날 장중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을 이어가면서 전날 레버리지를 쓸어 담은 투자자의 손실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특성상, 지수가 하루 이틀만 더 밀려도 손실 폭은 순식간에 두 자릿수로 치솟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26%대 하락률을 보였다. 2차전지, 반도체, 조선 등 테마의 레버리지 상품도 이 기간 20% 넘게 떨어졌다.
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증권가에서는 중장기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1%가 이어진다면 코스피는 5500선에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 불확실성은 불가피하지만, 주가 하락을 주도주 투자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